우리 아들이 이번 봄부터 유치원 등원을 시작했는데, 아침마다 애가 지각할까봐 조마조마했어요. 남편이 출근 시간이 일러서 매번 나혼자 준비하고 나가야 했거든요. 그래서 운전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장롱면허로 11년을 살았어요. 면허는 있는데 진짜 도로에 나가본 적이 거의 없었거든요. 남편이 있을 때만 가끔 타고 다녔지, 혼자 어디 가본 적이 없었어요. 애가 유치원 가야 하는데 날씨가 안 좋거나 버스를 놓치면 택시를 탈 수밖에 없었어요.
마포구 인근 카페나 마트도 차로 5분 거리인데, 날씨가 조금만 추우면 택시를 부르던 나를 보면서 정신을 차렸어요. 이건 진짜 아이 때문만이 아니라 내 삶의 질이 너무 떨어진 거 같았거든요.
운전연수 학원을 찾을 때 정말 많은 곳을 봤어요. 유튜브에도 보고, 네이버에도 보고, 엄마 카톡방에도 물어봤어요. 그중에서 강남운전연수 학원 하나가 자차수업을 한다고 해서 선택했어요.

그 학원을 고른 이유는 우리 집 근처라는 게 제일 컸어요. 마포역 근처에 있었거든요. 게다가 아이 등원할 때 쓸 우리 차인 스포티지로 바로 연수할 수 있다고 했어요. 다른 차로 배우고 우리 차로 다시 배우면 헷갈릴 거 같았거든요.
첫날은 아침 9시에 출발했어요. 강사님은 50대 중반의 정말 차분한 분이셨어요. 우선 동네 도로부터 시작했어요. 마포구청 근처 한산로 같은 비교적 한산한 도로부터 시작한 거죠.
손과 발이 떨렸어요. 시동을 걸고 처음 움직였을 때 진짜 무섭더라고요. 가속을 너무 세게 했다가 강사님이 "천천히, 천천히 가세요"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렇게 오금역 쪽으로 10분 정도 왕복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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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까지 배웠는데, 처음엔 방향 감각이 완전 없었어요. 강사님이 "미러 보고 천천히만 가면 돼요"라고 계속 진정시켜주셨어요. 2시간이 정말 길게 느껴졌어요. ㅠㅠ
둘째 날은 오전 10시에 시작했어요. 날씨가 흐렸지만 기분은 좀 나아졌어요. 이번엔 강남대로로 나갔어요. 강남역 근처는 차도 많고 버스도 많았어요.

차선 유지가 정말 어렵더라고요. 자꾸만 차선을 넘어갔어요. 강사님이 "조금만 더 가운데로"라고 몇 번이나 말씀하셨어요. 그리고 테헤란로에서 차선변경을 처음 시도했는데, 옆 차를 못 본 거예요. 강사님이 깜짝 놀라시면서 재빠르게 핸들을 잡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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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이 제일 무서웠어요. 나한테 실수할 여유가 없다는 걸 깨달았거든요. 그 이후로는 조금 더 주의깊게 움직이게 됐어요. 강사님도 그걸 보셨는지 좀 더 격려해주셨어요.
셋째 날은 날씨가 맑았어요. 강사님이 "오늘은 잘할 것 같은데요?"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말이 정말 자신감을 줬어요. 이번엔 올림픽대로 쪽으로 나갔어요. 차도 많고 신호등도 많은 곳이었어요.
신호등 대기할 때 차선변경을 여러 번 연습했어요. 강사님이 타이밍을 정확하게 짚어주셨어요. "지금! 들어가세요!" 이렇게 말씀하실 때 딱 맞춰서 들어가는 느낌이 나는 거, 진짜 쾌감이었어요. ㅋㅋ

마지막 1시간은 우리 집 근처 도로에서 보냈어요. 마포역에서 우리 집까지 가는 길을 직접 운전한 거예요. 그 길이 매일 데리러 갈 경로니까 중요했거든요.
연수 전에는 차에만 앉아도 손에 땀이 났어요. 남편이 옆에 있어도 긴장했어요. 지금은 아침에 일어나서 스포티지에 탈 때 더 이상 무섭지 않아요. 다만 조심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은 여전히 가지고 있어요.
첫 혼자 운전은 어제였어요. 아이를 유치원에 데리고 갔어요. 강남대로에 들어섰을 때 "어? 나 혼자 하고 있네?"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신호등도 지키고, 차선도 유지하고, 옆 차도 확인하면서 운전하고 있는 나를 보니 눈물이 나올 뻔했어요. ㅠㅠ
아이가 뒷자리에서 "엄마, 우리 차 맞아?" 이러더라고요. 그동안 택시만 타다가 우리 차를 타니까 신기했나 봐요. 아이를 안전하게 태우고 가는 그 느낌, 진짜 받길 잘했다 싶었어요.
운전연수 3일이 내 인생에서 큰 변화였어요. 솔직히 나이 서른인데 장롱면허로만 살다가, 이제 내 힘으로 내 아이를 어디든 데려갈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아요. 처음에는 겁도 많고 서툴렀지만, 강사님 덕분에 한 발씩 나아갈 수 있었어요. 요즘 날씨 좋은 날에는 그냥 아이와 차를 타고 어딘가 가는 게 가장 큰 행복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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