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가 되니까 면허증이 자꾸 떠올랐어요. 강남에서 일하는데 지하철도 가깝고 택시도 많아서 정말 운전할 일이 없었거든요. 근데 쓰지 않는 면허처럼 아까운 게 또 없더라고요. 친구들은 주말마다 드라이브도 가고 휴가 때 자유롭게 다니는데, 나는 항상 운전자 되거나 의존하고 있었어요. 그게 계속 마음에 걸렸어요.
올해 들어서 심각해졌어요. 4월인데 친구들이 강원도 캠핑 가자고 하는데 나는 또 "내가 못 운전해서..."라고 미안해해야 했거든요. 동료들도 주말에 신도시로 집 구경 다니고 그러는데 나는 혼자 못 갈 수밖에 없고, 만약 갑자기 약속이 생겨도 교통으로만 생각해야 했어요. 그때 정말 확 깨달았어요. 이건 피할 수 없는 선택이 아니라 내가 미루고 있던 거구나 하면서요.
그래서 막 검색해봤어요. 마포, 강남, 서초 쪽 운전연수 학원들을 말이에요. 일단 집 가까운 곳이면서 시간대가 유동적인 곳으로 찾고 싶었어요. 리뷰를 500개 이상 읽은 것 같은데, 솔직히 다 비슷해 보이더라고요. ㅠㅠ 근데 자동차 몇 년된 소나타로 연수해준다고 되어 있는 곳이 눈에 띄었어요.

이웃 엄마한테 물어봤더니 요즘 운전연수는 강사 손길에 정말 달라진대요. 그래서 선생님이 어떤 분이신지가 제일 중요하다고 하셨어요. 강남대로 쪽에 있는 학원이 강사들이 차분하다는 리뷰가 많았어요. 화요일 오전 10시 시작 시간도 괜찮았고요. 날씨도 4월이니까 맑은 날이 많을 거 같아서, 그곳으로 등록했어요.
일산 쪽에서 연수받은 분 후기도 봤는데 비슷하더라고요
첫날 아침 옆에 탄 강사님이 처음부터 다 설명을 해주셨어요. "신경 쓸 것 많지만, 일단 정지선부터 제대로 알아두세요"라고 하셨어요. 첫 수업이라 도곡로 주변 조용한 동네 도로에서만 다녔어요. 핸들을 몇 번이나 틀렸는데도 강사님은 "괜찮아요, 처음이니까"라고만 하셨어요.
두 번째 코스가 진짜 무서웠어요. 교대역 교차로를 지나갈 때였어요. 차선변경할 때 타이밍을 못 맞춰서 깜빡이를 안 켰는데, 강사님이 "깜빡이! 깜빡이 빨리!"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땐 가슴이 철렁했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게 가장 중요한 배움이었어요.
넷째 날은 오후 2시였어요. 햇빛이 엄청 밝던 날이었거든요. 강사님이 "반사 때문에 시야가 안 좋으니까 더 신경 써야 해"라고 하셨어요. 그날 처음으로 큰 도로, 테헤란로 쪽도 나갔어요. 당연히 떨렸는데 어느 순간부턴 손이 떨리는 게 덜했어요.

사실 광주운전연수도 고민했었거든요
다섯째 날은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아반떼로 바뀌었는데 "차가 작으니까 더 쉬울 거야"라고 강사님이 말씀하셨어요. 그런데 실제로 그렇더라고요! 조금씩 작은 성취감이 쌓이기 시작했어요. 신호등도 더 잘 보이고, 미러도 잘 맞추고 하는 게 자동으로 되기 시작했거든요.
여섯째 날은 제일 헷갈렸어요. 좌회전 신호 대기할 때 어디까지 들어가야 하는지, 보행자가 나올 수 있는데 어떻게 예측해야 하는지. 강사님이 "연수 끝나도 이건 계속 배우는 거"라고 하셨어요. 그 말이 정말 편했어요.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을 좀 놨거든요.
마지막 날은 정말 떨렸어요. 강사님이 "넌 충분히 할 수 있어"라고 말씀하셨거든요. 그 말 한마디 때문에 진짜 용기가 났어요. 여러 번 실수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헸어요.

연수 전과 후로는 정말 많이 달라졌어요. 전에는 핸들만 잡아도 머릿속이 복잡했는데, 이제는 차분해졌어요. 감정적으로도 한 단계 올라간 느낌이었어요. 옆에서 지시해주는 강사님이 없으면 정말 무섭지 않을까 싶긴 했어요. ㅠㅠ
첫 혼자 운전은 주말 아침에 했어요. 강남에서 여의도까지 왕복했는데, 손이 떨려서 얼마나 많이 떨었는지 몰라요! 근데 신기하게 도로에 나가니까 배운 대로 몸이 반응했어요. 신호 지켜지고, 속도도 적절했고, 깜빡이도 켰어요. 주차하고 난 후엔 뿌듯함이 확 밀려왔어요.
지금은 자신감이 생겼어요. 물론 아직도 서툴고, 고속도로는 무섭고, 황산도로는 긴장되지만, 확실히 나아진 느낌이 들었어요. 더 이상 "나 운전 못해"라고 말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30대에 장롱면허를 졸업했다는 게 정말 뿌듯해요. 이제 친구들이랑 드라이브도 가고, 혼자 다니고 싶은 곳도 가면 된대요! 면허만 있었던 게 아니라 진짜 운전할 수 있는 사람이 된 기분이 들었어요. 이 느낌, 정말 처음이었어요. 처음부턴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해보니까 가능했어요! 그게 제일 큰 수확인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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