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이 글을 쓰고 있다는 게 아직도 신기해요. 장롱면허 10년이라는 족쇄를 벗어던졌거든요. 결혼하고 아이까지 생기니까 더 이상 미룰 수가 없었어요. 남편이 항상 "운전면허 따긴 왜 했어?"라고 놀리는데, 이번엔 진짜 해야겠다 싶었어요.
사실 운전면허를 딴 건 2013년이었어요. 대학교 때 다들 따니까 나도 따야 할 것 같아서요. 근데 실제로 운전해본 적은 거의 없었어요ㅠㅠ 교통사고 난 것도 아닌데 왠지 무섭더라고요. 신호등도 헷갈리고, 차선변경이 어떻게 하는 건지도 까먹고... 그냥 버스 탈래, 이 심정으로 계속 미뤘어요.
그런데 작년 겨울에 큰일이 났어요. 아이가 응급실에 가야 했는데 남편이 야근 중이라 밤 11시에 콜택시를 불렀어요. 그때 느꼈어요. 아, 이건 정말 위험한 상황이겠구나. 만약에 내가 운전할 수 있었으면... 그래서 올해가 되자마자 결정했어요. 운전연수를 받기로.
일산에 있는 학원들을 찾아봤어요. 여성전문 운전연수, 초보운전연수 이런 식으로 검색했는데 정말 많더라고요. 리뷰들을 쭉 읽어보니까 강사분들이 인내심 있고, 겁먹지 말라고 편하게 가르쳐준다는 글들이 많았어요. 특히 아이 엄마들이 많이 다니는 곳이라는 평가가 있는 학원으로 결정했어요. 첫 상담전화 받으실 때 강사님이 "10년 묵혀있었으면 뭐, 많이 불안하시겠네요. 천천히 해보실게요"라고 편하게 말씀해주셨어요.

예약은 3월 중순으로 잡았어요. 첫 시간을 기준으로 총 3시간(시간당 50분) 정도를 하기로 했어요. 학원에 처음 가던 날 아침은 진짜 떨렸어요. 옷장을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했어요ㅋㅋ
첫 수업은 오전 9시였어요. 날씨가 맑았던 것도 다행이었어요. 강사님은 생각보다 편한 분이셨어요. 30대 중반쯤 되시는 남자 강사님인데 "이 정도면 집에서 이미 충분히 불안해하셨을 텐데, 여기서는 최대한 편하게 생각하세요"라고 첫마디를 하셨어요. 차에 타자마자 미러 조정, 시트 높이 조정, 핸들 위치 이런 것부터 세세하게 봐주셨어요.
첫 날은 동네 도로부터 시작했어요. 우리 집 근처 백석동 도로였는데, 신호등도 적고 차도 별로 없는 한적한 곳이더라고요. 강사님이 "먼저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에 발이 편하게 닿는지 확인하세요"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리고는 "서서히, 천천히. 급할 게 없어요"라는 말씀을 계속 하셨어요. 첫 10분은 정말 엄청 천천히 움직였어요. 시속 20km 정도? 하지만 그것도 충분히 떨렸어요.
그 다음은 신호등이 있는 주요 도로로 나갔어요. 일산 로데오거리 근처 도로였어요. 여기서 처음으로 신호등 앞에서 멈췄어요. 빨간 불에서 멈추는 순간 다른 차들이 옆에서 지나가는데 정말 떨렸어요! 근데 강사님이 "괜찮아요, 안전하게 멈췄어. 신경 쓰지 마세요"라고 진정시켜주셨어요.
이날 가장 어려웠던 건 차선변경이었어요. 강사님이 "자, 이제 한 차선 위로 올라갈 거예요. 먼저 왼쪽 미러 확인하고, 그 다음 헤드로 확인하고, 천천히 방향지시등을 켜세요"라고 차근차근 설명해주셨어요. 근데 내 손이 떨렸어요ㅠㅠ "아, 좀 떨리시나요? 자연스러운 거예요. 처음이니까"라고 위로해주셨어요.
주변에 의왕에서 받은 친구도 만족했다고 하더라고요

첫 수업이 끝났을 때는 진짜 피곤했어요. 정신을 100% 집중해서 운전했거든요. 근데 신기한 게, 집에 가는 길에 좀 불안함이 덜했어요. 아, 내가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 생각이 들었어요.
수원운전연수 후기를 보니까 저도 공감이 됐어요
둘째 날은 더 큰 도로를 했어요. 일산 신도시 안의 4차선 도로들이었어요. 킹스타운 근처 도로에서 연습했는데, 이날은 날씨가 흐렸어요. 아침 기온이 꽤 쌀쌀했던 것 같아요. 강사님이 "이제 좀 익숙해지셨으니까, 내가 말 안 해도 스스로 생각해서 움직여보세요"라고 했어요.
이날 제일 인상 깊었던 건 교차로 우회전이었어요. 보행자가 있는데 회전해야 하는 상황이었거든요. 나는 자동으로 멈췄어요. 강사님이 "맞아, 이렇게 하는 거다. 보행자 우선이야. 너 정말 잘하고 있어"라고 말씀하셨어요. 그 순간 내가 정말 능력 있는 운전자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이날은 또 처음으로 "아, 내가 실수하고 있구나"를 느낀 날이기도 했어요. 신호등 앞에서 수동으로 기어를 P(파킹)로 변경해야 하는데, 나는 그냥 브레이크를 밟은 채로 있었어요. 강사님이 "그래도 되지만, 습관처럼 파킹 기어에 넣는 게 좋아"라고 부드럽게 말씀하셨어요.

셋째 날, 마지막 수업이었어요. 이날은 좀 더 복잡한 상황들을 했어요. 좌회전, 차선변경, 속도 조절... 강사님이 "이제 혼자 운전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런 느낌 들어?"라고 물어봤어요. 나는 "네, 근데 아직 좀 무서워요"라고 솔직하게 말했어요. 그러니까 강사님이 "그게 정상이야. 무서운 게 없으면 위험한 운전자야. 항상 조심스럽게, 천천히"라고 했어요. 그 말이 정말 와 닿았어요.
마지막 주행은 고양시 일대를 돌았어요. 처음가본 도로, 신호등도 많고 차도 많은 곳. 근데 신기하게 나는 떨리지 않았어요. 강사님 말이 맞았어. 두려운 마음이 있어야 조심할 수 있는 거구나. 수업이 끝났을 때 강사님이 "수고했어. 이제 혼자도 충분히 할 수 있어"라고 말씀하셨어요.
연수를 받기 전과 받은 후는 정말 달랐어요. 전에는 도로만 봐도 불안했는데, 이제는 "아, 이런 신호구나. 이렇게 가면 되겠네"라는 생각이 들어요. 지난주에 처음으로 남편이 옆에 타고서 혼자 운전했어요. 집에서 마트까지 가는 약 15분 드라이브였는데, 손가락이 떨렸어요ㅋㅋ 근데 남편이 "너 정말 잘 운전한다"고 해줄 때는 눈물이 날 뻔했어요.
지금은 일주일에 2~3번 정도 운전해요. 아이 어린이집 데려다주고, 마트 가고, 친구 만나러 가고... 처음엔 매번 긴장했는데 이제는 좀 편해졌어요. 아직도 야간운전은 무서워하고, 고속도로는 안 가지만, 일상적인 운전은 충분히 할 수 있어요.
10년을 미뤘던 장롱면허를 이제 벗을 수 있게 돼서 정말 다행이에요. 혹시 나처럼 면허는 있는데 운전이 무서워서 못 하는 분들이 있다면, 정말 운전연수를 추천드려요. 좋은 강사님을 만나면 운전이 정말 달라져요. 두렵지만, 그래서 더 조심히 운전할 수 있어요. 이제 나는 당당한 운전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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