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를 따고 5년 동안 남의 차를 빌려서 한두 번 운전해봤을 뿐입니다. 아무리 필요하다고 생각해도 겁이 나더라고요. 자동차 교습소 다닐 때도 지하주차장 나오면 울고 좌회전이면 떨렸는데, 5년이 지났다고 달라질 리가 없었습니다.
특히 지하주차장이 가장 무서웠어요. 천장이 낮은 게 답답하고, 차선도 좁고, 앞뒤로 차가 있으니까 더더욱 무섭더라고요. 엘리베이터 타는 것도 겁나는데 차 끌고 들어가라니 ㅠㅠ
올해 초에 회사 발령이 났었습니다. 고양시 킨텍스 근처 새로운 지사로 가게 됐거든요. 서울에서는 버스 타고 다니면 되었지만, 킨텍스 근처는 대중교통이 정말 별로였습니다. 회사도 주차장이 있으니 차를 가져오라고 했어요.
면허는 있었으니 '차 있으니 운전하지?' 하면서 시작했는데, 실제로 차를 타려고 하니까 심장이 철렁내려앉더라고요. 특히 회사 주차장이 지하 4층까지 내려가는 큰 건물이었거든요. 처음에는 차를 가져가지 말고 버스를 타자고 했는데, 왕복 2시간이 정말 힘들었습니다.

고양시에서 운전연수를 검색하니까 업체가 정말 많더라고요. 가격을 비교해보니 12시간 코스가 55만원부터 70만원까지 있었습니다. 저는 자차운전연수로 내 차에 익숙해지기로 결정했어요. 내 차 높이, 내 차 너비를 알아야 지하주차장도 덜 무섭다고 생각했거든요.
최종적으로 선택한 곳은 58만원짜리 업체였습니다. 후기를 읽어보니 지하주차장 전문으로 가르친다고 해서 선택했습니다. 이게 진짜 중요한 결정이었어요.
1일차는 월요일 오후 2시에 시작했습니다. 강사님이 60대 남성분이셨는데 말투가 엄격하셨어요. 처음에 좀 무섭긴 했는데, 실제로는 정말 꼼꼼하셨습니다. 차에 올라타고 처음 한 말이 '지하주차장은 기술과 절차입니다. 절차를 지키면 됩니다' 였어요.
강사님이 우선 내 차의 높이를 재웠습니다. 우리 차가 1.8m라고 하셨어요. 그리고 지하 입구 높이 제한 표지판을 보고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라고 하셨습니다. 이런 식의 꼼꼼함이 정말 좋았어요.
1일차 첫 시간은 동네 주택가 도로에서 기초를 배웠습니다. 브레이크, 핸들, 시선 방향 이런 것들을 다시 한 번 정리했어요. 강사님이 '지하주차장에 들어가기 전에 평지에서 제대로 배워야 합니다' 라고 강조하셨습니다.

2일차부터는 본격적으로 지하주차장에 들어갔습니다. 첫 번째 장소는 경기도청 지하주차장이었어요. 꽤 큰 규모였거든요. 입구를 지날 때 처음 들어갔을 때 정말 무섭더라고요. 천장이 내려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강사님이 '천천히, 중앙에 맞춰요. 사이드미러로 왼쪽 거리 확인, 백미러로 앞뒤 거인, 천장 높이는 이미 확인했으니까 신경 안 써도 됩니다' 라고 하셨습니다. 이 말을 따라가니까 어느 정도 괜찮더라고요.
가장 무서웠던 건 회전이었습니다. 좁은 지하주차장에서 차선을 따라 회전해야 하는데, 처음엔 핸들을 너무 많이 꺾어서 자꾸 옆 벽에 닿을 뻔했어요. 강사님이 '천천히, 마이너스 방향은 미리, 플러스 방향은 나중에' 라고 하셨는데 이게 무슨 말인지 처음엔 몰랐습니다.
3일차에 그 말의 의미를 알았습니다. 회전할 때 안쪽 바퀴가 먼저 꺾이므로 미리 큰 각도로 꺾고, 나올 때는 나중에 펴야 한다는 뜻이었어요. 이것만 이해해도 회전이 훨씬 수월했습니다. 강사님이 '이제 감이 오시죠?' 라고 하셨을 때 정말 그랬어요.
2일차 마지막 시간에는 실제 내가 다닐 회사 지하주차장에 들어갔습니다. 4층까지 내려갔는데 깊어질수록 더 무서웠어요. 강사님이 '맨 아래층까지 연습하는 게 좋습니다. 그러면 위는 다 쉬워져요' 라고 하셨습니다. 정말 맞는 말이었어요.

3일차는 수요일이었습니다. 마지막 날이라 좀 허전한 마음이었어요. 이날은 다양한 크기의 지하주차장을 다니며 실전 연습을 했습니다. 백화점, 마트, 병원 이렇게 여러 곳을 다녔어요.
각 곳마다 천장 높이도, 차선 너비도, 회전 반경도 다 달랐습니다. 강사님이 '모양은 다르지만 기본은 같습니다. 중앙에, 천천히, 절차대로' 라고 하셨어요. 그 말을 따라가니까 어디 들어가든 대충 감이 왔습니다.
마지막 시간에 강사님이 '이제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처음엔 무서워하셨지만 지금은 기술이 있으십니다' 라고 했을 때 진짜 눈물이 났습니다. 3일 동안 이렇게 변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 못 했거든요.
연수를 받은 후 지금 2주가 지났습니다. 매일 회사에 차를 가지고 가고 있어요. 지하 4층까지 내려가지만 이제 무섭지 않습니다. 차선도 좁지만 거뜬합니다. 옆 차도 바짝 붙어있지만 신경 안 써집니다. 내돈내산 진짜 잘 한 투자입니다.
더 이상 버스를 타지 않아도 되니까 시간도 절약되고, 뭔가 독립적인 느낌도 들어요. 같은 상황에서 고민하는 분들이 있다면 정말 강하게 권하고 싶습니다. 지하주차장은 기술이고 절차인데, 그걸 배우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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