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경부고속도로에서 큰 사고를 경험했습니다.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그 이후로 자동차만 타면 손이 떨리고 숨이 차더라고요. 특히 고속도로 진입로나 차선 변경할 때는 공포심이 너무 심해서 운전을 완전히 포기했습니다.
남편이 뭔가 해야 한다고 계속 말했는데 솔직히 상담도 받아봤고 약도 먹어봤지만 잘 안 됐습니다. 근데 생각해보니 두려움에만 머물러있으면 더 심해질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결국 전문가한테 직접 배워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사고 트라우마 때문에 운전하지 않은 지가 거의 2년이었습니다. 매번 남편한테 의존해야 했고, 친구들 만날 때도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정말 바꿔야 할 때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수원에서 운전연수를 검색했는데 고속도로 전문 과정을 찾는 데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일반 운전연수와 다르게 고속도로 트라우마에 특화된 과정을 원했거든요. 다행히 수원역 근처에 전문 학원을 찾았습니다.
가격은 4일 과정에 50만원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비싸다 싶었는데, 전문 강사가 있다고 해서 결정했습니다. 인터넷 후기도 좋았고, 트라우마 극복에 대한 후기들이 많았거든요. 결국 내돈내산으로 등록했습니다.

학원에서는 먼저 상담을 해줬습니다. 선생님이 "사고 경험이 있으신 분들이 많이 오세요. 천천히 시작해도 괜찮습니다" 라고 안심시켜주셨습니다. 이 말 한마디가 너무 좋았습니다.
첫째 날은 동네 이면도로에서만 운전했습니다. 선생님이 "먼저 당신의 차량에 익숙해지는 게 중요해요" 라고 하셔서 아파트 주차장에서 1시간 반을 돌았습니다. 앞뒤로 가고, 좌우로 돌고, 정말 기초부터 다시 배우는 느낌이었습니다. 손은 여전히 떨렸지만 조금씩 진정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면도로에서 30분 정도 익숙해진 후에는 한적한 왕복 4차선 도로로 나갔습니다. "신호를 보고 천천히 진행하세요, 서두를 필요 없습니다" 라고 선생님이 계속 말씀하셨습니다. 첫날 종료 30분 전에는 중간 규모의 교차로에서 좌회전도 해봤는데, 손떨림이 여전했지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둘째 날은 조금 더 큰 도로로 나갔습니다. 영동대로 같은 8차선 도로에서 차선 변경 연습을 했습니다. "사이드미러를 먼저 보고, 그 다음 옆 거울을 보고, 마지막으로 뒤를 봐요" 라고 선생님이 단계적으로 알려주셨습니다. 처음에는 차선 변경할 때마다 심장이 철렁했지만 5번 정도 반복하니까 패턴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날 오후에는 대형마트 지하주차장에서 주차 연습을 했습니다. 좌측 평행 주차에서 세 번이나 실패했는데 선생님이 "괜찮습니다, 손떨림이 있으니까 더 천천히 해보세요" 라고 격려해주셨습니다. 네 번째 시도에 성공했을 때 정말 눈물이 났습니다.
셋째 날, 드디어 고속도로 진입로를 목표로 했습니다. 아침부터 손이 다시 떨렸습니다. 근데 선생님이 "지난 2년 동안 피하셨는데 오늘 하루 해보는 거예요. 완벽할 필요 없습니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경부고속도로 수원 IC 근처까지 나갔는데, 처음에는 진입로 앞에서 15분을 서 있었습니다. 선생님이 "조금만 더" 라고 하셔서 겨우 진입로를 탔습니다.

고속도로 본선에는 아직 못 갔지만 진입로를 탄 것만으로도 큰 성취감을 느꼈습니다. 선생님이 "내일이 마지막인데 본선까지 해보겠습니다" 라고 했을 때는 두렵기도 하고 기대되기도 했습니다.
넷째 날 아침, 드디어 경부고속도로 본선에 올라갔습니다. 첫번째 시도는 너무 무서워서 수원 IC를 지나쳤습니다 ㅠㅠ 선생님이 "괜찮아요, 다시 와보세요" 라고 해서 서서히 다시 돌아 IC로 들어갔습니다. 이번엔 "신호 받고, 천천히 진입하고, 차들이 비켜주길 기다리세요" 라고 정확히 지시해주셨습니다. 손은 여전히 떨렸지만 어떻게든 진입로에 올라섰습니다.
고속도로 본선에 올라가니 신기하게도 마음이 진정됐습니다. 80km/h로 천천히 달렸는데 "괜찮네요, 이제 속도 올려볼까요" 라고 선생님이 했습니다. 어느 순간 100km/h까지 올렸는데 그 순간이 정말 신기했습니다. 2년 동안 할 수 없던 일을 하고 있었거든요. 마지막 30분은 본선에서 계속 달렸는데, 마음의 무게가 한 톤쯤 내려간 기분이었습니다.
4일 과정이 끝났을 때 선생님이 "잘 하셨습니다. 이제 천천히 혼자 해보세요" 라고 했습니다. 그 말이 너무 고맙고 뿌듯했습니다. 50만원이 값싼 투자였다고 그 순간 느꼈습니다.
연수 끝나고 1주일 후에 남편 없이 혼자 고속도로를 타봤습니다. 아직 손은 조금 떨렸지만 이전 공포심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나았습니다. 지난주에는 대전까지 혼자 가봤거든요. 사고 이전처럼은 아니겠지만 일상적으로 충분히 운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돈내산 솔직 후기입니다. 고속도로 트라우마로 고생하시는 분들한테 정말 추천합니다. 비용이 조금 있지만 인생을 바꿀 수 있는 투자입니다. 저도 이제 다시 도로에 나갈 수 있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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