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연애할 때는 몰랐는데, 결혼하고 보니 시댁이 지방이라 운전이 필수였습니다. 매번 남편이 운전하는데, 명절이나 주말에 장거리 운전을 혼자 하는 남편이 안쓰러웠습니다. 저도 면허는 있었지만 대학 때 따놓고 한 번도 도로에 나가본 적 없는 찐 장롱면허 10년 차였습니다. 옆에서 '왼쪽으로 조금만 더' 하는 잔소리도 이제 지쳤습니다.
시댁 가는 길은 고속도로를 타야 하는데, 저는 고속도로 진입은 물론이고 일반 도로에서도 차선 변경조차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남편이 운전하는 옆자리에서 고속도로를 볼 때마다 '나는 평생 저 길을 혼자 운전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한숨만 나왔습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남편에게 운전연수를 받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처음에는 남편이 가르쳐준다고 했지만, 부부끼리 운전 배우는 건 지옥문이라는 말을 너무 많이 들어서 전문 강사님께 배우기로 했습니다. 시댁이 김천이라 고속도로 연수가 꼭 필요했기에, 고속도로 연수가 포함된 프로그램을 중점적으로 찾아봤습니다. 대략 3일 9시간 코스에 40만원대 가격이 많았습니다.
저는 3일 총 9시간 과정으로 진행되는 연수 프로그램을 신청했습니다. 비용은 41만원이었습니다. 시중에 싼 곳도 많았지만, 강사님 후기가 꼼꼼하고 겁 많은 초보에게 잘 맞춰준다는 평이 많아서 조금 더 주고라도 믿을 수 있는 곳에서 배우고 싶었습니다. 예약도 친절하게 잘 진행되었습니다.
첫째 날 아침, 강사님이 제 차로 오셨습니다. 사실 전날 잠을 설쳐서 너무 긴장했습니다. 강사님은 제 긴장한 표정을 보시더니 '천천히 가요, 괜찮아요' 하시면서 부드럽게 말을 건네주셨습니다. 처음 1시간은 아파트 단지 안과 주변 한적한 도로에서 핸들링과 브레이크, 엑셀 조작 감을 익혔습니다. 브레이크 밟는 게 너무 어색해서 자꾸 꿀렁거렸습니다.
점심 식사 후에는 조금 더 큰 도로로 나갔습니다. 구리 토평교 사거리 주변 왕복 6차선 도로에서 차선 변경 연습을 했습니다. 강사님이 '지금 오른쪽 깜빡이 켜고 사이드미러에 보이는 검은색 SUV 차 지나가면 바로 진입하세요' 라고 정확한 타이밍을 알려주셨습니다. 그 덕분에 처음으로 혼자 힘으로 차선 변경에 성공했습니다! 진짜 뿌듯했습니다.

둘째 날은 남양주 미사리 조정경기장 근처 도로에서 주차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평행주차가 진짜 어렵더라고요. 옆 차 간격도 가늠이 안 되고, 핸들을 언제 돌려야 하는지 머리가 새하얘졌습니다. 강사님이 '뒷바퀴가 저 주차선에 닿을 때까지 후진하고 핸들 오른쪽으로 끝까지 돌려요' 라고 그림 그리듯이 설명해주셨습니다. 덕분에 여러 번의 시도 끝에 감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지하 주차장 코너링이 너무 어려웠습니다. 저희 아파트 지하 주차장은 기둥도 많고 좁아서 늘 남편이 운전했는데, 강사님 덕분에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천천히 돌면 다 보여요, 벽에 붙을 것 같으면 핸들 풀고 조금 앞으로 갔다 다시 돌려요'라는 강사님 말씀이 계속 머리에 맴돌았습니다. 결국 지하 3층까지 내려가서 주차까지 성공했습니다!
대망의 셋째 날은 고속도로 연수였습니다! 김포대교를 지나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에 진입하는데, 심장이 쿵쾅거렸습니다. 강사님이 '지금 저 트럭 뒤에 붙어서 천천히 진입하면 됩니다, 속도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라고 차분하게 지시해주셨습니다. 100km 넘는 속도로 달리는 차들 사이에서 제가 직접 운전하고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습니다.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고속도로에서 차선 변경 연습도 했습니다. 옆에 차들이 쌩쌩 지나가는데 솔직히 너무 무서웠습니다. 강사님이 '여기는 숄더체크만 확실히 하면 돼요, 뒤에서 오는 차 속도가 빠르니 여유 있게 들어갑니다'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처음에는 엉성했지만, 몇 번 반복하니 고속도로 차선 변경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김포대교-영종대교 코스를 왕복했는데, 해가 질 무렵이라 경치도 너무 좋았습니다.
연수 끝나고 일주일 뒤, 남편과 함께 시댁에 갈 일이 생겼습니다. 남편이 운전하는 걸 보다가 제가 '제가 운전해볼까요?' 하고 말했습니다. 남편은 깜짝 놀라면서도 걱정스러운 표정이었지만, 용기를 내서 제가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김포대교를 지나 고속도로에 진입해서 시속 100km로 달리는 순간, 정말 감격스러웠습니다. 남편도 옆에서 '어? 잘하네?' 하면서 칭찬해주더라고요.
10년 장롱면허 탈출에 성공하고 나니, 저의 일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시댁 가는 길도 이제는 제가 절반은 운전하고, 주말에는 남편 없이 아이랑 둘이서 근교 카페에도 다녀왔습니다. 더 이상 남편에게 미안해하지 않아도 되고, 제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는 게 가장 큰 변화였습니다.
3일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말 밀도 높은 연수였습니다. 강사님의 차분하고 정확한 지도가 없었다면 아마 저는 아직도 장롱면허였을 겁니다. 41만원이라는 가격이 아깝지 않은, 오히려 돈이 아깝지 않은 내돈내산 후기입니다. 저처럼 고속도로 운전이 두려워서 고민하는 장롱면허 분들께 이 연수를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 저에게는 돈 이상의 가치를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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