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으로 이사한 지 2년이 지났는데 여전히 대중교통에만 의존하고 살았습니다. 인천은 버스는 많지만 지하철이 충분하지 않아서 정말 답답했습니다. 특히 아이가 유치원을 가면서 부모님이 가끔 "우리 손자 좀 데려와" 이러셨는데 대중교통으로 데려가기에는 너무 거리가 멀었습니다.
남편은 차를 가지고 다니고 있었지만 저도 운전면허가 있으니까 운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장 큰 계기는 지난 봄입니다. 아이가 "아빠랑은 자동차로 가는데 엄마한테는 버스를 타자고 할 때가 있어. 그건 왜?"라고 물었을 때 정말 뭔가 답답했습니다.
바로 그날 저는 한 결심을 했습니다. "올여름에 가족이 함께 캠핑을 가려면 내가 운전할 수 있어야 한다"고요. 남편과 얘기했을 때도 "좋은 생각이다"고 해주셨습니다. 남편이 계속 운전하다 보면 피곤할 텐데 서로 번갈아가면서 할 수 있으니까요.
인천에서 '운전연수' 검색을 하니까 정말 많은 학원이 나왔습니다. 3일 과정 30만원, 4일 과정 42만원, 5일 과정 55만원까지 있었습니다. 리뷰를 보니 4일 과정이 가장 평가가 좋았고, 여성 강사를 지정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저는 4일 과정 42만원에 여성 강사 예약을 했습니다.

연수 시작은 금요일이었습니다. 담당 강사님 이름은 박미영 강사였고 경력이 10년이라고 했습니다. "저한테 맡겨주세요. 4일 안에 충분히 기초를 배울 수 있습니다"라고 자신감 있게 말씀하셨습니다.
1일차 금요일은 오후 2시부터 시작했습니다. 집 근처 이면도로부터 시작했습니다. "면허를 따신 지가 얼마 되셨어요?"라고 물으셨을 때 "약 6년 됐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강사님이 웃으면서 "아, 장롱면허군요. 괜찮습니다. 기억이 자주 납니다"라고 하셔서 조금 안심이 됐습니다.
처음 1시간은 기초만 배웠습니다. 거울 조정, 안전벨트 확인, 기어 위치 확인 이런 것들 말이에요. 강사님이 "이런 게 기본인데 이걸 무시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사고의 90%가 이런 기초를 무시해서 나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다음은 이면도로에서 저속으로 운전 감각을 되찾았습니다.
2일차 토요일은 좀 더 큰 도로에 나갔습니다. 인천에서 가장 큰 도로인 승기로라고 하는 도로였습니다. 왕복 4차선이고 신호가 많은 도로였습니다. 신호마다 정지했다가 출발해야 했는데 처음에는 자동차의 속도 조절이 정말 어려웠습니다. 강사님이 "악셀을 천천히 밟으세요. 우리는 빨리 갈 필요 없습니다. 안전이 최우선입니다"라고 여러 번 강조하셨습니다.
이날 오후에는 롯데마트 지하 주차장에서 주차 연습을 했습니다. 평행 주차가 정말 어려웠습니다ㅠㅠ 첫 번째는 3번이나 다시 했습니다. 강사님이 한 번 보여주시면서 "백미러를 봐요. 맞은편 기둥이 정확히 중간쯤 보일 때가 핸들을 꺾을 타이밍입니다. 지금 보세요"라고 자세하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5번 정도 반복하니까 6번째는 한 번에 들어갔습니다.

3일차 일요일은 실전 연습이었습니다. 강사님이 "오늘은 인천에서 강화도까지 한번 가볼까요?"라고 제안하셨습니다. 인천 - 강화도 경로는 약 1시간 정도 거리였습니다. 고속도로는 아니지만 좀 더 긴 거리를 운전하고 시골길도 경험하는 좋은 코스였습니다.
차로 출발할 때는 긴장이 됐지만 20분쯤 지나니까 조금씩 편해졌습니다. 강사님이 옆에서 "잘 하고 있습니다. 속도도 적절하고요"라고 자꾸 칭찬해 주셔서 심리적으로 안정이 됐습니다. 강화도에 도착했을 때는 정말 뿌듯했습니다. 제가 직접 운전해서 왔다는 것 자체가 놀라웠습니다.
4일차 월요일은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아침 10시부터 시작했고 강사님이 "오늘은 지난 3일간 배운 걸 전부 써먹는 날"이라고 했습니다. 신호 많은 도로, 주차, 곡선도로, 심지어 고속도로 입구까지 경험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명월한 카페에 가는 코스를 택했는데 거기까지 제가 직접 운전했습니다. "이제 충분히 혼자서 다닐 수 있습니다"라는 강사님 말에 눈물이 날 뻔했습니다.
4일 과정에 42만원을 썼습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좀 비싼 것 같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남편이 계속 운전하다가 피로운 것을 볼 때마다 이 투자가 얼마나 가치 있는지 알 것 같습니다. 이제 우리는 운전을 번갈아가며 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연수 받은 지 2주가 지났습니다. 이미 아이를 데리고 남편 부모님 댁을 여러 번 방문했고, 주말에는 저희가 주도적으로 드라이브를 다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다음 달입니다. 우리는 계획했던 대로 여름방학 때 가족이 함께 강원도 캠핑을 가기로 했습니다. 이제는 저도 운전할 수 있으니까 가능합니다. 정말 내돈내산 하길 잘한 결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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