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1남 1녀의 엄마인데, 면허를 따고 5년을 버스와 지하철로만 생활했습니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는 동안 운전할 기회가 없었거든요. 남편이 차로 출퇴근하니까 '내가 왜 운전해야 하나' 싶었어요. 근데 아이들이 점점 커지면서, 한계를 느꼈습니다.
마트에 장을 보러 가려면 남편이 없을 때는 못 갔어요. 아이들을 이끌고 가방 들고 버스 타고... 정말 힘들었습니다. 겨울에 장을 보고 돌아오면 감기 걸리고, 여름에는 아이들이 열사병 걸릴까봐 걱정했어요 ㅠㅠ 그걸 반복하다 보니 이제 정말 운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온라인에서 서울 마포구 방문운전연수를 검색했어요. 수십 개의 강사들이 있었는데, 엄마 맞춤 수업이라고 하는 곳들이 있었습니다. '어린 아이를 둔 엄마도 가능'이라는 문구들을 봤는데, 정말 필요한 광고였어요. 가격은 10시간에 35만원부터 48만원까지 있었습니다.
저는 10시간 코스를 선택했습니다. 1시간씩 10번 나눠서 진행하는 것이었어요.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시간에 수업이 정확히 맞았거든요. 강사님은 40대 여성이셨는데, 전 전업주부셨다고 하시더라고요. '나도 당신 같은 상황이었어'라고 말씀해주신 게 정말 위로가 됐습니다.
첫 수업은 우리 차 투싼에서 기본부터 배웠습니다. 5년을 안 탔으니까 떨렸어요. 시트 위치 조절, 미러 설정, 브레이크와 엑셀 위치 확인, 핸들 위치... 모든 게 낯설었습니다. 강사님이 '천천히 다시 배우면 된다. 실제로 많은 엄마들이 이 과정을 거친다'고 말씀해주셨어요.
1일차는 아파트 단지 내부도로에서 출발했습니다. 직진과 우회전만 반복했어요. 다른 주민 차들이 지나가면 저는 긴장해서 자세가 굳었습니다. 강사님이 '당신은 배우고 있는 중입니다. 누구도 평가하지 않아요'라고 말씀해주셨어요. 그 한마디가 정말 크게 도움이 됐습니다.
2일차부터는 아파트 밖 일반도로로 나갔습니다. 마포구청 주변 도로들이었는데 생각보다 차가 많았어요. 신호등도 있고, 다른 차들도 있고... 제 차가 방해가 될까봐 자꾸 불안했습니다. 강사님이 '당신도 도로의 한 차예요. 자신감을 가지세요'라고 격려해주셨습니다.

3일차에는 좌회전 신호를 처음 받았습니다. 맞은편에서 차들이 오는데 그걸 보니까 정말 무섭더라고요. 심장이 철렁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ㅠㅠ 강사님이 '맞은편 차가 완전히 멈춘 후 천천히 출발하세요. 3초, 4초 기다려도 괜찮습니다'라고 말씀해주셨어요. 처음 몇 번은 못 가갔다가, 5번째쯤 되니까 나갈 수 있었습니다.
5일차부터 본격적으로 마트 가는 길을 연습했습니다. 제가 실제로 자주 가는 이마트 매장이었어요. 도로에서 하는 운전도 중요하지만, 마트에 도착해서 주차하는 게 가장 중요했거든요. 강사님이 '지하주차장이 제일 연습하기 좋습니다. 신호가 없으니까 마음이 편하죠'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지하주차장에서 처음 주차할 때, 저는 앞 차와의 거리를 못 잡았습니다. 충돌할까봐 자꾸 빼고 들어갔어요 ㅋㅋ 강사님이 '몇 번이고 해봐요. 이게 바로 실력이 되는 거예요'라고 말씀하셨어요. 10번 정도 반복하니까 감이 잡히기 시작했습니다. 신경 쓸 일이 조금씩 줄어들었어요.
7일차부터 9일차까지는 평행주차를 배웠습니다. 이게 정말 어려웠어요 ㅠㅠ 후진 주차하면서 핸들을 어디서 돌리고, 언제 펴고... 처음에는 도저히 안 됐습니다. 강사님이 '평행주차는 경험입니다. 지금 못 해도 괜찮아요. 나중에 천천히 배우면 된다'고 말씀해주셨어요. 그 말이 있었으니까 계속 시도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10일차에는 마트에 가서 실제로 쇼핑을 했습니다. 강사님은 옆에만 앉아있었어요. 내가 직접 주차하고, 지하주차장을 나가고, 매장에서 쇼핑하고, 다시 돌아오는 걸 혼자 했습니다. 차에 돌아와서 강사님이 '이제 충분히 혼자 할 수 있어요. 처음보다 얼마나 나아졌는지 알지요?'라고 말씀해주셨는데 정말 뿌듯했어요.
10시간 비용은 총 42만원이었습니다. 한 달 치 마트 비용이 30만원이라고 생각하면, 2달 정도면 원금을 뽑는다는 거였어요. 내돈내산이지만 정말 중요한 투자였습니다. 매번 남편이 못 올 때 남편에게 부탁했던 스트레스가 이제는 없어요.
연수 끝나고 지금 3개월이 됐는데, 저는 주 2회 정도 혼자 마트에 갑니다. 아이들도 함께 가는데 '엄마 운전한다'고 신난대요. 그리고 약국, 병원, 아이 학원까지 제가 차로 데려다줍니다. 이전의 답답한 나 와 지금의 나 를 비교하면 정말 다른 사람처럼 느껴져요.
5년 동안 버스에서만 살다가 지금은 차를 타고 다니니, 세상이 훨씬 넓어진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할 수 있는 활동도 많아졌어요. 모든 초보 엄마들께 꼭 추천하고 싶습니다. 차분한 강사님과 함께라면 누구나 배울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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