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를 따고 5년을 강남에서 살았는데 운전대를 한 번도 잡지 않았습니다. 처음엔 곧 운전하겠지 싶었지만, 버스와 지하철이 편하니까 계속 미루다 보니 정말 오래되었어요. 신호등 보는 것도 무섭고, 다른 차들이 빠르게 지나가는 것도 무서웠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자신감이 없었죠.
아이가 유치원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정말 절박해졌습니다. 매일 아침 버스를 기다리는데 아이가 늦을까봐 스트레스를 받았거든요. 겨울에는 추운데 버스 오기를 기다려야 했고, 비 오는 날에도 아이랑 나가야 했습니다. 그때마다 '차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얼마나 많이 들었는지 모릅니다.
남편은 항상 일이 바빠서 아이를 데려다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어떻게든 운전을 배워야겠다고 결심했어요. 온라인에서 강남 방문운전연수를 검색했더니 정말 많은 업체들이 있었습니다. 대치동, 압구정, 신사동 등 강사들이 많았는데, 가격도 천차만별이었어요. 8시간 기준으로 25만원부터 50만원까지 있었습니다.
후기를 꼼꼼히 읽어본 후 강사 경력이 12년 이상인 곳을 선택했습니다. 상담사에게 제 상황을 솔직하게 설명했어요. '면허 이후로 정말 처음 운전하고 싶고, 아이 등원이 목표'라고요. 상담사가 '8시간이면 충분하다'고 말해줬고, 1시간씩 8번 나눠서 진행한다고 설명해주었습니다.
첫 수업은 정말 손에 땀이 났습니다. 강사 선생님이 50대 여성분이셨는데 따뜻한 미소로 인사해주셨어요. '괜찮습니다, 다들 처음부터 시작하는 거예요'라고 말씀해주셔서 좀 안심이 됐습니다. 우리 차 쏘나타에서 기본부터 시작했어요. 시트 높이 조절, 핸들 위치 설정, 모든 거울 각도 조절, 브레이크와 엑셀 위치 확인 등을 정말 꼼꼼히 배웠습니다.

첫 날은 강남구청 근처 좁은 도로에서 출발했습니다. 차를 천천히 앞으로 나갔는데 손가락이 시릴 정도로 핸들을 잡고 있었어요 ㅋㅋ 선생님이 '서두르지 마세요, 천천히 해도 괜찮습니다'라고 계속 격려해주셨습니다. 약 20분 정도 이 도로에서 직진과 우회전만 반복했어요. 그 다음에는 신사동 쪽으로 나갔습니다.
신사동 로데오거리 방향으로 갔는데 차가 많았지만 신호등도 많아서 속도를 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안심이 됐어요 ㅋㅋ '신호 보고 천천히 가세요, 아무도 당신을 재촉하지 않습니다'라는 선생님 말씀만 따라했습니다. 신호 기다리는 동안 차가 흔들리지 않게 유지하는 방법도 배웠는데, 브레이크와 엑셀을 얼마나 섬세하게 컨트롤해야 하는지 몰랐거든요.
둘째 날은 본격적으로 좌회전을 배웠습니다. 전날의 공포는 많이 줄었지만, 좌회전 신호를 받고 맞은편 차들이 빠르게 지나가는 걸 보니까 또 무서웠어요 ㅠㅠ 선생님이 '맞은편 차가 명확히 멈춘 다음에 출발하세요, 절대 서두르지 않아도 됩니다. 20대 운전자도 천천히 합니다'라고 반복해주셨습니다. 이 한마디가 정말 크게 도움이 됐어요.
신호를 몇 번 받아봤는데, 처음 몇 번은 너무 긴장해서 신호가 초록색이어도 못 나갔습니다. 선생님이 조용히 '천천히 출발해보세요'라고만 해주셨어요. 가다 보니 점점 신호에 익숙해졌고, 세 번째 정도부터는 자연스럽게 나갈 수 있었습니다. 내 자신을 정말 자랑스러워했어요.
2일차 마지막 30분은 강남역 부근 지하주차장에서 주차 연습을 했습니다. 평면주차부터 시작했는데 차간 거리감이 정말 안 잡혔습니다 ㅠㅠ 옆 차까지의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전혀 알 수 없었거든요. 선생님이 사이드미러 각도를 조정해주면서 '이 정도 거리가 보이면 충분합니다, 판단하세요'라고 설명해주셨어요. 3번 정도 시도 끝에 겨우 성공했는데, 쾌감이 느껴졌습니다.

3일차부터는 우리 집 근처 아파트 단지에서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좀 더 복잡한 차선 변경과 커브 길, 우회전을 연습했어요. 선생님이 '차선 변경할 때는 사이드미러 먼저, 그 다음 백미러, 그 다음 고개를 돌려서 직접 확인하세요. 한 번에 안 되면 여러 번 해도 됩니다'라고 가르쳐주셨습니다. 정말 체계적인 느낌이 들었어요.
4일차 때는 드디어 아이 유치원 가는 길로 첫 번째 운전을 했습니다. 학교 앞 신호등, 아파트 입구, 작은 골목길 등 내가 앞으로 매일 지나갈 코스였어요. 선생님이 '이 길이 당신의 일상이 되겠네요'라고 말씀해주셨는데, 정말 감정이 뭉클했습니다. 경적 소리에 깜짝 놀라기도 했지만, 점점 익숙해졌어요. 유치원 앞에서 차를 정차했을 때 정말 뿌듯했습니다.
8시간 마지막 날은 종로 쪽 큰 도로에서 차선 변경과 평행주차를 마무리로 연습했습니다. 평행주차는 여전히 어려웠지만, 선생님이 '처음부터 완벽할 필요 없습니다. 계속 연습하면 느는 게 있습니다'라고 말씀해주셨어요.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어느 정도 들어갔습니다.
8시간 비용은 총 38만원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좀 비싸다 싶었거든요. 근데 지금 생각해보니 택시비로 얼마나 썼을까 싶습니다 ㅋㅋ 아이 등원할 때마다 택시 불렀으면 한 달에 얼마였을까 하고요. 남편이 일찍 못 오는 날들이 얼마나 많았는데, 이제는 내가 하면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돈내산이지만 정말 잘 썼다고 확신합니다.
연수 끝난 지 4주가 됐는데, 이제 아이 등원하는 건 당연히 내가 전담합니다. 아침에 여유 있게 준비해주고, 가는 길에 아이가 원하는 음악도 틀어주고, 유치원 앞에서 차를 예쁘게 정차시키고요. 처음 수업 때 그렇게 무서워하던 내가 지금 운전하고 있다는 게 신기합니다. 강남에서 생활하는 모든 초보 엄마들에게 정말 강력하게 추천해요. 혼자가 아니라 전문가와 함께하니까 훨씬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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