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면허를 획득한 지 정확히 6년이 지났습니다. 신혼 때 몇 번 낮에 운전했지만, 아이들이 생기면서 거의 운전할 일이 없어졌습니다. 특히 밤 운전은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해가 지면 남편이 항상 운전대를 잡았고, 저는 옆에만 앉아있었습니다.
지난 가을 제 부모님이 서울로 오셔야 할 일이 생겼습니다. 경기도 부모님을 공항까지 데려가야 했는데, 남편이 그 날 야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거든요. 가는 길은 낮이지만 오는 길은 밤 11시였습니다. 그때 처음 진지하게 생각했습니다. "나도 밤에 운전할 수 있어야겠다"고.
마포에서 야간운전연수를 검색했을 때 선택지가 많지 않았습니다. 낮 운전도 어려운데 밤 운전을 가르치는 학원이 많지 않은 것 같더라고요. 결국 3일 과정의 야간운전 전문 레슨을 하는 곳을 찾았습니다. 가격은 10시간에 45만원이었습니다.
첫 상담에서 강사님이 "밤 운전이 낮보다 어려운 건 맞는데, 기본기가 있으면 충분히 할 수 있어요" 라고 안심시켜주셨습니다. 그 말에 힘을 얻어서 즉시 신청했습니다.
1일차 저녁 7시에 레슨이 시작되었습니다. 아직 완전히 어두운 건 아니지만, 가로등이 켜지는 시간대였습니다. "먼저 저희 마포구 로컬 도로부터 시작해 볼까요" 라고 강사님이 말씀하셨습니다. 마포역 근처의 조용한 도로에서 시작했는데, 낮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였습니다.

밤 운전에서 가장 어려웠던 건 거리감이었습니다. 낮에는 태양의 위치로 방향을 파악할 수 있지만, 밤에는 가로등하고 신호등만 있잖아요. 페달을 밟을 때 얼마나 빠르게 가는지도 헷갈렸습니다. "속도 게이지를 자주 봐요. 밤엔 시각적으로 속도를 인지하기 어렵거든요" 라는 강사님 말씀이 정말 도움이 됐습니다.
첫 시간 반은 마포구의 한적한 주택가를 돌았습니다. 낙산로라는 좁은 도로를 주행했는데, 대형차가 자꾸 앞에서 나타나서 깜짝 놀랐습니다. "차 자체가 너무 어두우면 상대방도 못 봐요. 헤드라이트를 상황에 맞게 켜고 꺼야 해요" 라고 강사님이 설명해주셨을 때 처음 알았습니다.
2일차는 완전히 어두운 밤 10시부터 시작했습니다. 심장이 철렁했지만, 강사님이 "어제보다 환한데. 잘 적응하고 계신 것 같아요" 라고 격려해주셨을 때 용기가 생겼습니다. 그 날은 한강공원로를 주행했습니다. 강변의 조명들이 반짝였는데 정말 신비로웠습니다.
한강공원로에서는 차선 변경과 회전 연습을 했습니다. 낮에 보는 것과 밤에 보는 게 완전히 달랐습니다. 신호등의 위치도 달라 보이고, 차들의 움직임도 더 빨라 보였습니다. "이 길은 낮에도 빨리 다니는 길이에요. 밤이라 더 빨라 보이는 것 같은데, 속도제한은 같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라는 강사님 말씀이 마음을 놨습니다.
2일차 후반부에는 지하주차장에서도 야간 주차 연습을 했습니다. 지하주차장의 조명이 은백색이라 더 어색했습니다. 거리감이 완전히 다르더라고요. "지하는 조명이 다르니까 일부로 어렵게 느껴지는 거예요. 사이드미러로 거리를 잰다고 생각하고 해봐요" 라는 조언이 정말 도움이 됐습니다.

3일차는 가장 이른 시간인 오후 5시에 시작했습니다. 하루종일 불안했거든요. "마지막 날이니까 강남역 주변 같은 번화한 도로를 한번 가 볼까요" 라고 강사님이 제안하셨을 때 떨렸어요. 하지만 역시 그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강남역 10번 출구 근처의 신호를 맞이했을 때 처음엔 두려웠습니다. 차들도 많고 신호등도 복잡했거든요. "여기서 한 신호 하나 더 맞춰 봐요. 천천히" 라는 강사님과 함께 두 신호를 넘겼습니다. 세 번째 신호에서는 혼자 결정해서 좌회전했는데 성공했을 때 정말 뿌듯했습니다.
3일차 마지막 시간은 서초로를 따라 내려와서 우리 동네 주변 도로까지 주행했습니다. "충분히 할 수 있어요. 이제 혼자 해도 괜찮습니다" 라는 강사님 말씀에 눈물이 났습니다. 6년을 밤길에서 옆자리만 차지하고 있던 제가 이제 핸들을 잡았다는 게 실감났거든요.
총 비용은 45만원이었습니다. 처음엔 적지 않은 돈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정말 가성비 있는 투자였다고 확신합니다. 내돈내산으로 정말 제 삶을 바꿔놨으니까요.
지금은 연수가 끝난 지 2달이 되었는데, 밤에도 자유롭게 운전합니다. 남편이 야근할 때 저도 자동으로 운전대를 잡게 되었고, 지난 주말에는 남편과 야경 드라이브까지 다녀왔습니다 ㅋㅋ 정말 다른 세상이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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