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를 딴 지 벌써 7년이나 지났지만, 그동안 제 면허증은 신분증 역할만 톡톡히 하고 있었습니다. 대중교통이 워낙 잘 되어 있어서 운전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아이를 낳고 육아를 하면서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아이가 아플 때 병원에 가는 것도, 필요한 육아용품을 사러 대형마트에 가는 것도 전부 남편에게 의존해야 했습니다.
남편의 퇴근 시간이나 주말만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자, 저 스스로 운전해서 해결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습니다. 특히 얼마 전, 아이가 새벽에 갑자기 열이 나는데 남편이 출장을 가서 집에 없는 날이 있었습니다. 택시도 잘 잡히지 않고 발만 동동 구르다가 겨우 응급실에 도착했는데, 그때의 무력감은 정말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날 밤,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결심했습니다.
저는 곧바로 ‘자차운전연수’를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주로 운전할 차가 제 스포티지였기 때문에, 익숙한 제 차로 연수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여러 업체의 후기를 꼼꼼히 찾아보면서 특히 아이 엄마들이 많이 찾는 곳, 강사님이 친절하고 세심하게 가르쳐준다는 평이 많은 곳 위주로 검색했습니다. 10시간 코스를 39만원에 등록했습니다.
이 가격이 저렴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아이의 위급 상황이나 저의 편의를 생각하면 충분히 가치 있는 투자라고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 강사님이 집 앞으로 와주신다는 점이 너무 좋았습니다. 아이를 돌봐야 하는 저에게는 연수 장소로 이동하는 시간마저 부담이었거든요. 예약도 제가 원하는 시간대에 맞춰 진행될 수 있어서 편리했습니다.

1일차 연수 시간, 제 차 운전석에 강사님과 함께 앉는데 손이 덜덜 떨렸습니다. 7년 만에 잡아보는 핸들이 낯설고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강사님은 제 스포티지 차량의 계기판 설명부터 시작해서, 시트 조절, 사이드미러 각도 조절 등 기본적인 것부터 차근차근 알려주셨습니다. "브레이크 밟을 때 너무 세게 밟지 말고, 발뒤꿈치를 고정하고 지그시 밟아보세요."라는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집 근처 차량 통행이 거의 없는 한적한 길에서 출발과 정지, 핸들 조작 연습을 반복했습니다. 옆을 지나가는 차들이 마치 거대한 벽처럼 느껴져서 너무 무서웠습니다. "괜찮아요. 지금은 오직 본인 운전에만 집중하세요. 시선은 정면을 보고요."라는 강사님의 차분한 말씀에 조금씩 안정을 찾았습니다. 1시간 정도 지나자 조금씩 감이 오는 것 같았습니다. ㅠㅠ
2일차에는 제가 주로 갈 이마트 지하 주차장으로 향했습니다. 주차장 진입로도 넓고 복잡했고, 지하로 내려가는 경사로도 긴장되었습니다. "회전할 때는 사이드미러와 전방을 번갈아 보면서 차선을 잘 따라가야 해요."라는 강사님의 조언대로 조심스럽게 운전했습니다. 지하 주차장에서의 주차 연습은 정말 고난의 연속이었습니다. 후진 주차가 특히 어려웠습니다.
강사님께서 "오른쪽 사이드미러로 주차 칸 끝선이 보이면 핸들을 끝까지 돌려보세요." 하고 직접 시범도 보여주셨습니다. 그 공식대로 여러 번 시도했지만, 여전히 삐뚤빼뚤하고 옆 차와의 간격 맞추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강사님은 계속 "조금만 더, 천천히 수정하면 돼요."라며 격려해주셨습니다. 2시간 동안 주차만 10번 넘게 연습한 것 같아요. ㅋㅋ
3일차 마지막 연수는 아이가 다니는 소아과와 근처 놀이터 코스였습니다. 왕복 2차선 도로에서 마주 오는 차들과의 간격 맞추기, 그리고 복잡한 사거리에서 좌회전, 우회전하는 연습을 중점적으로 했습니다. 특히 병원 앞은 일방통행이 많아서 강사님이 "여기서는 미리 차선을 잘 잡아야 다음 골목으로 진입하기 편해요."라고 알려주셨습니다. 제가 꼭 가봐야 하는 곳들이라 더욱 집중했습니다.

병원 지하 주차장도 연습했습니다. 주차 공간이 좁고 기둥도 많아서 어려웠지만, 강사님이 알려주신 팁들을 떠올리며 천천히 시도한 결과, 몇 번의 수정 끝에 성공했습니다! 강사님이 "정말 많이 늘었어요. 이제 혼자서도 충분히 아이 데리고 병원 다닐 수 있을 거예요."라고 말씀해주셨는데, 그 말이 그렇게 고맙게 들릴 수가 없었습니다. 3일간의 짧은 연수였지만, 얻은 것은 정말 많았습니다.
연수 전의 저는 아이가 아프면 무조건 남편에게 매달려야 하는 무능력한 엄마 같았습니다. 운전은 저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포기했었죠.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습니다. 연수 후 2주가 지났는데, 아이와 둘이서 소아과도 다녀오고, 아파트 상가 마트도 차로 편하게 다녀오고 있습니다. 남편도 "여보, 이제 혼자서도 잘 다니네!" 하며 놀라더라고요. 제 스스로가 자랑스러웠습니다.
첫 단독 운전은 아이를 데리고 소아과에 가는 길이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더 긴장했지만, 강사님이 알려주셨던 주의사항들을 계속 되뇌며 안전하게 도착했습니다. 아이가 카시트에 앉아 곤히 자고 있는 모습을 보니, '이제 내가 이 아이를 지켜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주차도 한 번에 성공해서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자차운전연수 10시간에 39만원이라는 비용은 분명 저렴한 금액은 아닙니다. 하지만 아이 엄마로서 저의 독립적인 이동 능력과 안전을 생각한다면, 이는 충분히 가치 있는 투자였습니다. 아이에게 제가 직접 운전해서 어디든 데려다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남편에게 미안해할 일도 줄었습니다. 주차 실력도 많이 늘었고요.
저처럼 육아 때문에 운전의 필요성을 느끼는 장롱면허 엄마들에게 자차운전연수는 정말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방문연수라서 시간에 쫓기지 않고 편안하게 배울 수 있었던 점이 큰 장점이었습니다. 내돈내산 솔직 후기인데, 제 이야기가 다른 분들에게도 용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두 안전운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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