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를 따고 6년을 집에만 있었습니다. 서울 강남구 약수동에 살았는데 지하철이 잘 되어 있어서 아무 불편함이 없었거든요. 처음엔 괜찮다 싶었는데 아이가 자라면서 상황이 많이 바뀌었어요.
결정적인 계기는 아이의 야구 레슨이었습니다. 아이가 스포츠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강남구 테헤란로 야구장에서 주 3회 레슨을 받게 됐거든요. 버스로는 30분 넘게 걸렸고, 택시는 너무 비용이 많이 들었습니다. 매주 왕복 3번을 하니까 택시비가 20만원을 넘었어요.
남편에게 계속 부탁할 수도 없었습니다. 남편도 바쁜 사람이었거든요. 한 번은 남편이 회의 중에 나가서 아이를 데려다줘야 했습니다. 그때 정말 미안했어요. 아이를 혼자 보낼 수도 없고... 상황이 정말 답답했습니다.
그때부터 진지하게 운전연수를 생각했습니다. 약수동에 사니까 강남에서 운전연수를 배울 수 있는 곳을 찾았어요. 여러 곳에 전화했는데 가격이 다양했습니다. 3일 12시간 코스가 35만원부터 55만원까지 있었거든요.
저는 내 차인 쌍용 코란도로 배울 수 있는 40만원짜리 3일 코스를 선택했습니다. 우리 동네인 약수동에서 출발한다고 해서 선택했어요. 이동 시간을 아낄 수 있었거든요. 강남에서 실제로 아이를 데려다줄 코스까지 배울 수 있다고 해서 결정했습니다.
첫째 날 오전 9시에 약수역 근처에서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40대 여성분이었는데 정말 친근해 보이셨어요. '아이 때문에 결심하셨군요, 좋은 결정이에요'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 말 한마디로 안심이 됐습니다.
첫 시간은 약수동과 청담동 사이의 한적한 도로에서 시작했습니다. 역삼로 옆 이면도로였어요. 차도 적고 신호도 없는 곳이었습니다. 선생님이 '여기서 차의 너비를 느껴봅시다'라고 하셨어요. 30분 정도는 정말 천천히 운전했습니다.
그 다음은 약수로라는 강남의 큰 도로로 나갔습니다. 차도 많았고 신호도 많았어요. 처음 신호에서 정말 떨렸습니다. 선생님이 '신호는 언제든 내일도 오고 모레도 와요, 서두르면 안 돼요'라고 하셨습니다. 그 말이 정말 위로가 됐어요.

신호 경험을 많이 했어요. 좌회전, 우회전, 직진... 계속 반복했거든요. 시간이 지날수록 신호가 두렵지 않아졌습니다. 오후에는 테헤란로 근처에서 운전했습니다. 아이의 야구장 가는 길이었거든요. 테헤란로는 정말 복잡했어요.
둘째 날은 주차 중심으로 배웠습니다. 강남구청 근처 지하주차장에서 1시간을 주차 연습만 했어요. 직각 주차를 배웠는데 처음엔 완전 못 했습니다 ㅠㅠ 사이드미러를 아무리 봐도 거리가 안 느껴졌어요. 선생님이 '처음이면 그러는 거예요, 계속하면 됩니다'라고 하셨습니다.
다섯 번을 시도한 끝에 한 번을 성공했어요. 그 다음부턴 계속 반복했습니다. 20분마다 한 번씩 하니까 결국 10번을 했어요. 선생님이 '이제 감이 오실 거예요'라고 하셨고 정말 그렇더라고요.
오후에는 야구장 주차장에서 실제 주차를 해봤습니다. 야구장 주차장은 꽤 복잡했어요. 방향도 여러 개였고 기둥도 많았거든요. 하지만 2일 동안 배운 것들을 활용하니까 할 수 있었습니다. 평행주차도 배웠어요. 골목진 야구장 앞 도로에서요.
셋째 날은 정말 실전이었습니다. 실제로 아이를 데려다주는 경로를 운전했거든요. 약수동에서 출발해서 테헤란로 야구장까지. 강남 중심부를 돌아서 가는 길이었어요. 신호도 많았고 차도 많았습니다.
가는 길에는 긴장했지만 돌아오는 길에는 좀 여유가 생겼습니다. 선생님이 '충분히 할 수 있어요'라고 하셔서 그런 것 같아요. 마지막에 야구장 주차장에 주차했을 때 선생님이 '이제 정말 끝입니다, 충분히 하실 수 있어요'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3일 12시간 코스에 40만원을 지불했습니다. 내돈내산이지만 매달 야구장 왕복 3번을 운전하면 한두 달 안에 회수되는 비용이었어요. 택시비로 계산하면 한 달에 20만원씩 쓰고 있었거든요.
지금은 2주가 지났는데 아이 야구장을 직접 다녀갑니다. 아이도 엄마가 운전한다며 자랑스러워해요. 남편도 '정말 잘했다'고 자꾸만 칭찬합니다. 아이의 야구 레슨비는 그대로이지만 택시비가 없어졌으니 일주일에 20만원을 아끼는 셈입니다. 내돈내산 운전연수, 정말 가족의 삶을 바꾼 투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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