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를 따고 8년을 지났는데, 저는 정말 운전을 하지 않았습니다. 강남에 사는데도 항상 버스와 지하철, 그리고 남편의 운전에만 의존했습니다. 처음에는 괜찮다 싶었는데 아이들이 자라면서 문제가 생겼거든요.
결정적인 순간은 아들이 밤 11시에 39도 이상의 고열이 났을 때였습니다. 남편은 출장 중이었고, 아이가 너무 힘들어하는데 택시를 부르려니 시간이 자꾸만 지체되었습니다. 그때 눈물이 그냥 흘렀어요. 만약 내가 운전을 할 수 있었다면 강남구청 근처 병원을 5분 만에 갈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다음날 바로 네이버에 강남 방문운전연수를 검색했습니다. 서너 개 업체에 전화를 했는데, 가격이 제각각이었거든요. 12시간 코스 기준으로 35만원부터 52만원까지 있었습니다. 저는 내 차인 그랜저로 연습할 수 있다고 해서 한 업체를 선택했고, 45만원을 지불했습니다.
강남역 근처 카페에서 선생님을 처음 만났을 때, 진짜 떨렸습니다 ㅋㅋ 선생님은 50대 남성분이었는데 조용하면서도 차분한 느낌이었습니다. '처음이면 괜찮습니다, 천천히 가봅시다'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솔직히 안심이 됐어요.
첫 번째 수업은 우리 집 강남구 아파트 지하에서 시작했습니다. 8년 만에 운전대를 잡으니 핸들 각도도 어색했고, 미러 위치도 낯설었습니다. 엔진을 켜는 것도 조심스러웠거든요. 선생님이 '천천히, 여기서 오른쪽으로 가봅시다'라고 작게 말씀해주셨는데 이게 진짜 도움이 됐습니다.

그 다음 30분은 아파트 단지 내 도로를 돌며 기본 조작을 익혔습니다. 엑셀과 브레이크의 감각도 다시 배워야 했거든요. 처음에는 너무 급하게 움직여서 여러 번 기어를 헷갈렸어요. 선생님이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세요, 자동으로 나올 겁니다'라고 하셨는데 그 말 한마디로 긴장이 많이 풀렸습니다.
네 시간 중 마지막 1시간은 강남의 큰 도로로 나갔습니다. 삼성로였는데 차가 정말 많았습니다 ㅠㅠ 신호에서 출발하는 타이밍을 못 잡아서 뒤에서 경음을 울렸던 것 같아요. 그때 제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선생님은 '괜찮습니다, 다음번에 더 자신감 있게 가세요'라고만 하셨어요.
두 번째 수업은 이틀 뒤에 했습니다. 첫 날을 생각하며 밤을 샜어요. 이번에는 선생님이 우리 집 아파트 지하의 주차 구역에서 주차 연습을 하자고 하셨습니다. 후진으로 들어가는 걸 배웠는데, 처음에는 정말 못 했습니다. 사이드미러에 벽이 보이는데 거리감이 전혀 안 잡혔어요. 너무 떨려서 손에 땀이 나기까지 했습니다.
선생님이 인내심 있게 '오른쪽 사이드미러에 흰 줄이 보이면 핸들을 꺾어요'라고 몇 번을 말씀해주셨습니다. 다섯 번을 시도해서 여섯 번째에 성공했어요. 선생님이 '이제 감이 올 겁니다'라고 하셨는데, 정말 그 말이 맞았습니다. 그 후로 계속 반복하니까 점점 나아졌거든요.
그 후로 강남역 근처 10차선 도로를 차선변경하며 운전했습니다. 차선변경할 때 가장 떨렸는데, 선생님이 '바라봐야 할 점은 세 군데입니다. 룸미러, 옆미러, 그리고 직접 고개를 돌려서'라고 정확히 알려주셨습니다. 그렇게 하니까 신기하게도 차들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완전히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세 번째 수업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이날은 실제로 강남역 근처 병원까지 가는 코스를 했어요. 아이가 아픈 상황을 가정하고 병원으로 향했는데, 도로도 복잡했고 신호도 많았습니다. 신경이 완전히 곤두섰거든요. 선생님은 '괜찮습니다, 천천히 가세요'라고만 하셨습니다.
병원 지하주차장에 들어갔을 때 진짜 긴장했습니다. 좀 좁은 기둥들 사이로 들어가야 했거든요. 병원 주차장이 구불구불하고 경사도 있었는데, 처음에는 두려움이 들었습니다. 선생님이 '거울 봐서 거리 확인하세요, 천천히 들어가세요'라고 해서 조심조심 들어갔습니다. 주차를 성공했을 때 선생님이 '이제 충분히 하실 수 있어요'라고 말씀했는데, 그때 정말 뿌듯했습니다.
세 번째 수업이 끝나갈 때쯤 선생님이 제 운전을 평가해주셨습니다. '기초는 튼튼하시고, 자신감이 조금 부족한 정도예요. 계속 운전하다 보면 금방 익숙해질 거예요'라고 하셨습니다. 그 말이 정말 위로가 됐어요.
12시간 코스에 45만원을 지불했는데, 처음엔 좀 비싸다고 느껴졌습니다. 근데 생각해보니 지난 8년 동안 택시비, 남편의 시간, 아이 응급상황에서의 불안감을 생각하면 이건 정말 필요한 투자였습니다. 내돈내산이지만 가성비가 아주 좋았어요.
지금은 연수를 끝낸 지 3주가 됐는데, 아이가 열이 나면 제가 병원에 데려갑니다. 예전처럼 택시를 부르느라 5분을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남편의 일정을 신경 써야 하지도 않습니다. 언제든지 아이의 긴급 상황에 대응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안심이 되는지 몰라요. 내돈내산으로 이렇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니, 정말 잘한 결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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