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이 떨려서 운전을 못했습니다. 면허를 따고 첫 3개월은 잘 다녔는데, 고속도로 데이트 가는 길에 처음 대형 화물차를 마주쳤어요. 제 작은 경차 옆에 그 큰 트럭이 오니까 공기가 바뀌는 것처럼 느껴졌거든요. 차가 휘청 하는 것처럼 느껴져서 비명을 질렀습니다. 그 이후로 상황이 심해졌어요.
심지어 일반도로에서 옆에 큰 차만 와도 손이 떨리고 맥박이 빨라집니다. 마음으로는 "아 뭐하는 짓이야, 이게 뭐하는 공포증이야"라고 자책했는데 몸은 안 말을 듣거든요. 그래서 5년을 그냥 택시와 버스만 탔습니다. 올해가 되니까 남편이 정말 심하게 말했어요. "너는 운전면허증을 왜 들고 다니냐"고요.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운전 공포증 전문 운전연수가 있더라고요. 보통 운전연수는 기술을 배우는 거지만, 이건 심리까지 함께 보는 곳이었습니다. 가격은 좀 있었어요. 12시간에 55만원이었습니다.
근데 생각해보니 5년을 택시비로 얼마나 썼나 싶었거든요. 한 달에 최소 40만원 이상 썼을 거예요. 그럼 이게 차라리 싸다 싶어서 바로 신청했습니다. 내돈내산으로 받은 거고요.
1일차는 비용을 생각하니까 더 떨렸어요 ㅋㅋ 선생님이 먼저 말씀하신 게 "트럭 무섭죠? 저도 처음엔 무서웠어요"였습니다. 자신도 경험했다니까 좀 편했어요. 첫 30분은 도로 관찰만 했습니다. 좌석에 앉아서 내가 왜 무서운지, 어떤 상황에서 공포가 오는지를 얘기했거든요.

"큰 차가 옆에 오면 차가 끌린다고 느껴지는 거죠? 그건 사실은 공기압 때문이 아니라, 우리 눈이 상대방 차를 볼 때 심리적으로 거리감을 못 잡는 거예요" 라고 설명해주셨습니다. 그 말을 듣고 아 이게 심리구나, 기술로 극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다음부터 실전을 했는데, 처음은 아침 일찍 한적한 도로였습니다. 인천 자유로 같은 한적한 도로요. 차 없을 때 운전하는 것도 손이 떨린다고 하니까 선생님이 "엔진음을 들으세요. 이 음성은 당신이 이미 5년 전에 익혔던 소리예요. 그냥 그냥 가세요"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대로 갔어요. 10분 정도는 정말 천천히, 그리고 계속 손이 떨렸지만 갔습니다.
2일차에는 점심 시간을 피해서 낮 12시에 경기대로로 나갔습니다. 왕복 4차선이고 차가 좀 있는 도로였어요. 처음에는 가장 우측 차선에서 정말 천천히 갔습니다. 그런데 옆에 승용차가 지나갔어요. 아 뭐 이런 건 괜찮네? 하다가 5분 정도 지나니까 중형차 하나가 옆에 와서 천천히 추월하기 시작했습니다.
"손 떨려요?" 선생님이 물었어요. "네..." 대답했습니다. "알겠어요. 그럼 이 차의 뒤에서 따라가 봐요. 거리는 자동차 3개 정도. 이 거리면 안전합니다. 이 거리를 의식해봐요"라고 했어요. 그렇게 5분을 그 차 뒤에서 따라갔거든요. 그러면서 나는 지금 안전하다, 이 거리는 충돌하지 않는다, 하는 생각을 계속 했어요.
신기한 게 15분 정도 지나니까 진짜 떨림이 줄었습니다. 손도 떨리지만 두려움이 50% 정도 줄어들었어요. "좋습니다. 이제 1시간 이렇게만 가봐요"라고 하셨고, 그대로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그 시간이 전환점이었어요.

3일차에는 대형마트 지하주차장 연습을 했습니다. 큰 차들이 많은 주차장이었어요. 처음엔 비명을 질렀지만 ㅋㅋ 선생님이 "여기서 연습하는 이유가 이거예요. 큰 차들이 많으니까 감각이 빨리 돌아옵니다"라고 했어요. 후진 주차 3번을 했는데, 2번째부터는 손 떨림 없이 했어요.
4일차는 고속도로였습니다. 가장 무서운 거였거든요. 선생님이 "광주 방향 고속도로, 차가 많지 않은 시간, 우측 차선에만 있으세요"라고 했어요. 처음 진입할 때 진짜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근데 "느껴보세요, 우리 차가 고속도로에 있습니다. 70km로만 가세요. 이건 이미 다녔던 도로 속도와 같아요"라고 했어요.
생각해보니 그 말이 맞았어요. 도시 도로에서 70km도 다녔으니까요. 심리적으로는 "고속도로니까 다르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숫자로는 같은 거였습니다. 1시간 15분을 고속도로에만 있었는데, 중간에 큰 트럭도 옆을 지나갔어요. 손은 떨렸지만 진짜 떨림은 많이 줄어있었습니다.
5일차 마지막 날에는 아침 8시에 강남에서 출발해서 인천까지 다녀왔어요. 고속도로 + 일반도로 + 지하주차장 모두를 한 번에 다닌 거거든요. 중간에 휴게소도 들었고요. 제가 처음 운전한 뒤로 가장 먼 거리였어요. 2시간 정도였나봐요.
마지막에 강남 역삼로에 들어서니까 선생님이 "이제 충분하시겠어요. 당신은 5년 전 실력 이상입니다. 왜냐하면 당신은 이제 두려움을 경험하면서 운전하는 법을 배웠거든요"라고 하셨어요. 그 말에 눈물이 쏟아졌어요 ㅠㅠ
지금은 연수 끝난 지 1주일입니다. 매일 운전 중입니다. 어제는 혼자 고속도로 타고 엄마 집에 갔다 왔어요. 큰 화물차도 옆에 와도 이젠 "아 저건 안전거리가 있다"고만 생각합니다. 완전히 달라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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