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를 따고 정확히 3년 동안 차를 몰지 않았습니다. 회사가 서초동에 있고 오피스텔도 강남역 근처였거든요. 버스 한두 번이면 회사를 갈 수 있었으니까 굳이 차를 살 이유가 없었어요. 근데 작년 겨울에 엄마가 시골에서 암 진단을 받으셨습니다.
그 이후로 내 삶이 바뀌었어요. 매달 한두 번씩 시골 병원을 다녀야 했거든요. 지하철과 버스로 3시간이 걸리는데, 엄마 상태가 좋지 않으니까 시간을 단축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차를 사기로 결심했고, 동시에 운전연수를 받기로 했어요.
검색을 해보니까 방문운전연수라는 게 있더라고요. 인큐버 근처 강사님들이 내 차를 가지고 온다는 거였어요. 가격을 비교해봤는데 4일 코스가 대략 48만원에서 55만원 사이였습니다. 저는 52만원짜리 패키지를 선택했는데, 강사님이 악천후 대비가 포함되어 있다고 하셨어요.
강사님과 첫 만남은 월요일 아침 8시였습니다. 차가 도착했을 때 정말 떨렸어요. 3년 만에 잡는 운전대였거든요. 강사님이 깔끔한 느낌의 30대 여성분이셨는데, 처음 인사말이 좋았습니다. 날씨가 흐리니까 오늘은 비오기 전에 기초만 다지고,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합시다 라고 하셨어요.
1일차는 아침 8시부터 오후 2시까지 6시간 코스였습니다. 처음 1시간은 집 근처 이면도로에서 기초 감을 잡았어요. 페달 위치, 핸들 포지션, 신호 보는 방법... 3년 만이라서 다 까먹었거든요. 강사님이 설마 까먹으셨겠어요? 다시 배우면 되지 하고 웃어주셨는데 그 말에 한결 편해졌습니다.
1일차 오후부터는 본격적으로 도로에 나갔습니다. 테헤란로 같은 큰 도로는 아니고, 역삼동과 논현동 사이의 중간 크기 도로였어요. 신호등도 많고 차들도 많았는데, 차선 변경이 제일 어려웠습니다. 깜빡이를 켜고 얼마나 기다린 뒤에 움직여야 하는지가 감이 안 왔거든요.
강사님이 깜빡이를 켜고 3초를 세세요. 그 사이에 뒤차의 거리감을 파악하고, 옆 차가 다가오지 않는지 확인하고, 그 다음에 천천히 움직여요라고 하셨습니다. 이 과정을 5번 정도 반복하니까 조금씩 익숙해지기 시작했어요.
2일차 아침은 흐렸어요. 날씨 예보로 오후에 비가 온다고 했거든요. 강사님이 아침에는 고속 주행을 연습하고 오후에 비 오면 그때 비 오는 도로를 연습하자고 했습니다. 정말 현실적인 강사님이셨어요. 제 상황에 맞춰서 스케줄을 조절해주신 거였거든요.
2일차 오전에는 서울 외곽의 작은 고속도로에 나갔습니다. 시속 80킬로로 달리는데 정말 빨라 보였어요. 하지만 강사님이 계속 옆에서 말씀해주셔서 조금씩 익숙해졌습니다. 백미러 보기, 차간거리 확인하기, 차선 유지하기... 모든 게 새로웠거든요.

오후 2시 정도부터 빗소리가 들렸습니다. 강사님이 이제 본격적으로 빗길 주행을 배울 시간이라고 하셨어요. 처음엔 약한 비였는데 점점 세졌거든요. 빗길에서 가장 무서운 건 제동 거리였습니다. 강사님이 앞차와의 거리를 평소보다 더 띄워야 한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차선 변경도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비 오는 강남역 근처를 운전했는데 정말 무서웠어요 ㅠㅠ 앞이 안 보이고 물도 튀어나오고, 신호도 자꾸 바뀌었거든요. 근데 강사님이 옆에서 침착하게 말씀해주셔서 조금은 견딜 수 있었습니다. 천천히 가세요. 서두를 필요 없어요. 안전이 제일입니다 이런 식으로요.
3일차는 맑은 날씨였습니다. 강사님이 오늘은 주차와 야간 주행을 배워야 한다고 하셨어요. 오전에 대형마트 주차장에서 여러 번 주차를 연습했습니다. 지하주차, 야외주차, 평행주차... 다양한 상황을 경험했거든요. 평행주차가 제일 어려웠는데, 강사님이 몇 가지 팁을 알려주셨습니다.
뒷바퀴 기준으로 주차칸의 모서리를 사이드미러에 보이게 하고, 그때 반대쪽 핸들을 전부 꺾으세요. 그러면 대각선으로 들어가면서 앞과 뒤의 각도가 조절된다는 거였어요. 처음엔 5번을 빼고 들어가야 했는데, 강사님의 조언 덕분에 마지막에는 3번만에 들어갔습니다 ㅋㅋ
3일차 저녁 6시부터는 야간 주행을 배웠습니다. 밤 운전은 정말 생소했어요. 신호를 읽기가 어렵고 뒤차의 라이트가 자꾸만 신경 쓰였거든요. 강사님이 전조등을 켜고, 앞차와의 거리를 더 띄우고, 자신의 라이트가 충분히 켜져 있는지 확인하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뒤차가 다가오면 미러를 각도 조절해서 라이트를 덜 받도록 하는 팁도 알려주셨어요.
4일차는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정말 오래된 버스 정류장이 있는 도로에서 복합적인 상황을 연습했어요. 보행자도 있고, 자전거도 있고, 주차된 차도 있었거든요. 강사님이 각각의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안전한지를 설명해주셨습니다.
4일차 오후에는 제가 엄마한테 가는 길을 직접 운전했습니다. 서초동에서 강남역 쪽 고속도로를 타는 건데, 강사님이 옆에만 계셨어요. 저는 혼자 차선을 변경하고, 신호를 확인하고, 다른 차들을 피해가며 운전했습니다. 고속도로에서 빠져나올 때 강사님이 이제 충분히 혼자 다닐 수 있다고 하셨어요.
4일 코스 비용은 52만원이었습니다. 처음엔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비 오는 날씨와 야간 주행까지 경험한 거 생각하면 정말 가성비 좋았습니다. 내돈내산 솔직 후기지만 추천할 만한 선택이었어요.
지금은 매주 시골 병원에 혼자 운전해서 갑니다. 비가 오도 밤이 되도 큰 문제 없어요. 강사님이 알려준 대로만 하면 되거든요. 3년 장롱면허를 탈출한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엄마한테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게 된 게 가장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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