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를 따고 정확히 7년을 운전대를 못 잡았습니다. 처음에는 운전을 잘했거든요. 면허 따자마자 자동차학원 옆에서 한 달을 연습했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게 최악의 선택이었어요 ㅠㅠ
고속도로 면허시험을 보러 가던 날, 시험차가 화물차를 추월하려고 차선을 바꿨는데 갑자기 대형 트럭이 나타났거든요. 다행히 강사님이 급브레이크를 밟아서 사고는 안 났지만, 그 순간의 공포감이 정말 컸습니다. 그 이후로 내 손으로 운전대를 잡으니 자동으로 고속도로가 떠올랐어요.
처음 1년은 나중에 하지 뭐, 지하철 충분하지 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정말 불편했습니다. 직장도 2년 뒤에 강남으로 옮겼는데 여전히 지하철만 탔거든요. 솔직히 회사원이 10시간을 좌석에 앉아 있으니 퇴근 후에 지하철에서 30분 더 서있는 게 진짜 힘들었습니다.
결정적인 계기는 엄마가 다리 수술을 하셔서 주말마다 병원 왕복을 해야 했을 때였습니다. 용인 외곽에 있는 병원이라 버스 두 개를 타야 하는데, 왕복에만 2시간이 걸렸거든요. 엄마는 거동이 불편하신데 내가 운전을 못해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 주에 바로 네이버에 강남 자차운전연수 검색했습니다. 후기들을 죽도록 읽었는데, 다들 좋다고 하더라고요. 업체가 진짜 많았는데 15시간 기준으로 40만원에서 50만원 사이였습니다. 저는 결국 45만원짜리 업체를 선택했는데, 리뷰에서 강사분이 아무리 떨려도 안 놀려주신다는 말이 끌렸습니다.

상담받을 때 솔직히 제 상황을 다 말씀드렸거든요. 7년 동안 못 탔고, 고속도로 트라우마가 있다고요. 강사님이 그럼 일단 기초부터 다시 시작하고, 나중에 천천히 고속도로 나갈게요. 서두르지 않겠습니다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한마디로 정말 안심이 됐습니다.
1일차 첫 수업은 집 근처 이면도로에서 시작했습니다. 페달 감각을 다시 잡는 데 첫 30분이 걸렸어요. 액셀과 브레이크 위치가 헷갈렸거든요 ㅋㅋ 그래도 강사님은 절대 성급하지 않으셨습니다. 괜찮습니다. 면허 따고 오래됐으니까 당연합니다라고 하셨어요. 나머지 1시간 반은 우리 동네 왕복 4차선 도로에서 기본을 다졌습니다.
2일차는 파주 가는 길에 있는 중간 크기 도로에서 연습했습니다. 신호를 보고 우회전, 좌회전하는 연습인데 진짜 힘들었습니다 ㅠㅠ 신호 타이밍과 차선이 자꾸 어긋나더라고요. 특히 좌회전할 때 대면하는 차들이 있으면 손가락이 떨렸습니다. 강사님이 깜빡이가 확실하지? 깜빡이 먼저 켜고 3초 기다렸다가 천천히 회전하세요. 그리고 맞은편 차가 정지선 너머로 안 나왔는지 꼭 확인해요라고 하셨는데, 이 말을 반복하니까 나중에는 좀 괜찮아졌습니다.
2일차 마지막 1시간은 대형마트 지하주차장에서 주차 연습을 했습니다. 일반 주차도 손도 못 댔는데 역시 어려웠거든요. 처음에는 들어갈 때 차를 너무 각도 있게 들어갔다가 옆 차와 부딪힐 뻔했습니다 ㅠㅠ 강사님이 차의 중심선이 주차칸 중간에 올 때까지 천천히 조정하면서 들어가세요. 미러를 봐야 해요라고 하셨어요. 5번 정도 연습하니까 그나마 괜찮아졌는데, 여전히 자신감은 없었습니다.
3일차와 4일차는 정말 중요한 날들이었습니다. 이제 고속도로에 나갈 시간이었거든요. 3일차 오전에는 서울 외곽의 작은 고속도로에서 시작했습니다. 차 주행속도가 시속 80킬로였는데, 시속 30킬로만 생각했던 저에게는 엄청 빠르게 느껴졌어요. 손도 떨렸고 숨도 얕아졌습니다.

강사님이 옆에서 계속 말씀해주셨습니다. 깊게 숨 쉬세요. 차는 생각보다 안정적입니다. 차선 중간에 주행하세요. 앞차와 차간거리를 봐요. 백미러를 자주 봐야 뒤차가 다가오는 걸 알 수 있어요. 너무 긴장하면 오른쪽으로 쏠려요 이렇게 계속 멘토링해주셨는데, 처음 30분은 정말 힘들었습니다.
근데 신기한 게 1시간 정도 지나니까 조금씩 익숙해졌거든요. 강사님이 요즘 거의 내가 안 한단 거 알죠?라고 하셨을 때 정말 뿌듯했습니다. 그날 2시간 반을 고속도로에서 주행했는데, 돌아올 때는 손에 땀이 안 났어요.
4일차는 3일차보다 더 긴 고속도로를 탔습니다. 어제는 왕복 1차로였는데 오늘은 왕복 4차로였거든요. 차선변경도 배워야 했어요. 강사님이 우측 미러로 뒤차를 먼저 확인하고, 그 다음 사이드미러 봐요. 맹점을 조심하세요. 그리고 깜빡이를 충분히 미리 켜고 천천히 움직여요라고 하셨습니다. 처음 몇 번은 차가 흔들렸는데 계속하다 보니 부드러워졌어요.
5일차는 마지막 수업이었습니다. 그날은 내가 가고 싶은 곳을 정해서 가기로 했어요. 저는 엄마 병원 가는 길을 택했습니다. 경기도 용인까지 가는 고속도로 코스였거든요. 강사님은 처음에만 약간 조언해주고 나머지는 조용히 계셨어요. 저 혼자서 용인 방향으로 고속도로를 탈 때, 정말 눈물이 나올 뻔했습니다.
병원 도착했을 때 강사님이 우리 학생, 벌써 끝이에요. 충분히 혼자 다닐 수 있습니다라고 말씀하셨어요. 엄마한테도 처음으로 직접 운전해서 데려다드렸거든요. 엄마가 정말 기뻐하셨습니다 ㅋㅋ
이제 3주 지났는데 매주 몇 번씩 혼자 고속도로를 탑니다. 처음에는 시속 80킬로에서 출발했는데 이제는 시속 100킬로도 별 일 아니에요. 내돈내산 솔직 후기이지만 정말 받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7년처럼 오래된 장롱면허를 가지고 있거나 고속도로 트라우마가 있으신 분이라면 정말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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