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를 따고 5년을 손도 대지 않았습니다. 대학교 때 따기는 했는데 졸업 후 회사에 들어가면서 지하철만 탔거든요. 서울에는 지하철이 잘 되어 있으니까 굳이 차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결혼해서도 남편이 출근하고 나 혼자 집에 있을 때는 버스로 충분했어요.
그런데 지난달 가족 모임이 경주에서 있었습니다. 시골에서 차가 없으면 정말 불편하더라고요. 택시를 타려고 해도 배차가 안 되고, 결국 남편이 24시간을 운전해야 했습니다. 그걸 보면서 "이러면 안 되겠다" 싶었어요. 특히 라운드어바웃(환형교차로)을 지나갈 때 남편이 하는 말을 들으니 내가 이걸 못하면 정말 위험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경주에서 돌아온 후 바로 운전연수를 검색했습니다. 자차운전연수를 받기로 결심했는데, 내 차(아반떼)로 배우면 나중에 운전할 때 적응하기 쉬울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검색해보니 10시간에 50만원에서 70만원까지 다양했어요. 저는 50만원짜리 업체를 선택했는데, 상담을 받으면서 라운드어바웃 연습을 꼭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예약을 하면서 선생님 프로필을 본 사람이 최근 3년 동안 여성 초보운전자만 가르치신 분이었어요. 그걸 보고 더 안심이 되어 바로 신청했습니다. 결제 후에는 진짜 두려움이 엄습했어요. 5년을 손도 안 대서 완전히 까먹었거든요. 유튜브에서 초보운전 영상을 며칠간 봤는데 도움이 됐는지 안 됐는지 모르겠더라고요.
1일차는 월요일 오전 9시였습니다. 선생님은 40대 여자분이셨는데, 첫 마디가 "5년을 쉬셨다니 그럼 완전히 새로 배우신다고 생각하세요" 라고 하셨어요. 우선 우리 집 앞 아파트 주차장에서 30분 동안 기초를 다졌습니다.

핸들의 위치, 페달의 위치, 미러 조정법 등을 배웠어요. 5년을 쉬어서 다 까먹었는데, 선생님이 차근차근 다시 알려주셨습니다. 그 다음에 동네 도로에 나갔는데, 처음엔 시속 30km도 빠르게 느껴졌어요. 선생님이 "괜찮습니다. 지금 이 느낌이 맞아요. 천천히 적응하세요" 라고 했습니다.
첫 번째로 신호를 기다렸을 때 손가락이 떨렸습니다. 신호가 초록색으로 바뀌는데 한 2초 정도 멈춰있었거든요. 선생님이 "이런 거 정상입니다. 신경 써야 할 게 너무 많으니까요" 라고 하셨어요. 그 말에 조금 진정됐습니다. 우회전 몇 개를 한 후에는 좌회전 신호에서 다시 한 번 적응했어요.
2일차는 수요일 오후였습니다. 본격적으로 큰 도로 연습을 했어요. 서초대로에 나갔는데 차들이 정말 많았거든요. 선생님이 "서초대로는 서울에서도 교통량이 많은 도로에요. 여기서 자신감을 얻으면 다른 데는 거뜬합니다" 라고 했습니다.
2시간을 서초대로를 탔는데, 차선 변경이 제일 어려웠어요. 5년 동안 안 해서인지 사각지대가 뭔지 완전히 까먹었거든요. 선생님이 하나하나 다시 알려주셨습니다. "사이드미러로 옆차를 봤어도, 룸미러로도 봤어도, 직접 고개를 돌려서 봤을 때까지 안전을 확인해야 합니다" 라고요.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주차였어요. 서초대로 근처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들어갔는데, 여기가 정말 좁았습니다. 선생님이 "여긴 초보한테는 어렵긴 한데, 할 수 있어요" 라고 했어요. 처음 시도에는 각도가 거의 50도 정도로 들어가서 다시 빼야 했습니다. 7번을 시도한 후에 겨우 성공했거든요.

3일차는 금요일 오전이었습니다. 이날은 특별히 라운드어바웃 연습이 메인이었어요. 선생님이 "라운드어바웃은 시계방향으로 도는데, 한국 사람들이 자주 틀립니다" 라고 했습니다. 반포한강공원 근처 라운드어바웃으로 들어갔는데, 들어가기 전에 차가 꽤 많았어요.
선생님이 "여기서 우회전을 생각하지 마세요. 반시계방향으로 생각해야 해요" 라고 했습니다. 첫 입장은 실패했어요. 진입로를 넘어서는데 왼쪽에 차가 오는 줄을 몰랐거든요. 선생님이 "괜찮아요. 라운드어바웃은 처음이니까" 라고 하셨어요. 두 번째 시도에는 진입을 성공했습니다.
라운드어바웃 안에서는 정말 신경을 써야 했습니다. 자동차 진입 신호를 놓치면 안 되고, 출구를 미리 인지해야 하고, 차선도 맞춰야 했거든요. 3번을 통과하는 데 2시간이 걸렸지만, 마지막엔 거의 한 번에 통과했어요.
3일 10시간 비용은 50만원이었습니다. 내돈내산이고 솔직 후기인데, 정말 가성비 좋은 투자였어요. 지금은 경주뿐만 아니라 강원도에 가는 길도 혼자 운전할 수 있게 됐거든요. 남편이 "너 진짜 잘했다" 고 했을 때 정말 뿌듯했습니다.
라운드어바웃이 가장 어려웠지만, 이제는 두렵지 않아요. 선생님의 차분한 설명과 반복 연습 덕분이었습니다. 5년을 쉰 사람도 충분히 다시 배울 수 있다는 걸 증명했으니까요. 같은 상황의 사람들에게 정말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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