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는 스무살 때 바로 땄지만, 그 이후로 운전대 잡을 일은 거의 없었습니다. 대중교통이 워낙 잘 되어 있는 서울이라 불편함을 크게 못 느꼈거든요. 그런데 최근에 직장을 옮기면서 차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출퇴근도 좀 애매하고, 주말에 장 보러 갈 때도 매번 남편한테 부탁하기가 미안했습니다. 큰맘 먹고 제 첫 차, 흰색 K5를 계약했는데... 문제는 차만 생기고 운전 실력은 장롱 속 그대로였다는 겁니다.
차를 인도받은 날, 주차장에 덩그러니 서 있는 제 차를 보고 기쁘면서도 막막하더라고요. 이 예쁜 차를 내가 몰 수 있을까? 주변 친구들이 맨날 "언제 운전할거냐"고 물어볼 때마다 "곧!"이라고 답했지만 사실 너무 무서웠습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바로 운전연수를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네이버 블로그를 엄청나게 검색했습니다. 초보운전연수, 자차운전연수 같은 키워드로요. 업체마다 프로그램이나 가격이 조금씩 달라서 비교해보는 데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내 차로 연습하는 '자차연수'가 되는 곳이었습니다. 그래야 제 차에 익숙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여러 곳을 알아보다가 집 근처까지 방문해주는 곳으로 결정했습니다. 10시간 코스에 38만원 정도였습니다. 솔직히 저렴한 가격은 아니었지만, 이대로 평생 장롱면허로 살 수는 없다는 생각에 큰맘 먹고 결제했습니다. 예약하고 나니 드디어 운전하게 되겠구나 하는 기대감과 동시에 사고 낼까 봐 걱정되기도 했습니다.
첫날은 정말이지 너무 떨렸습니다. 시동 켜는 것부터 브레이크 밟는 감까지, 모든 게 어색하고 처음 같았습니다. 이선생님이 옆에 타셔서 "천천히 해봐요, 브레이크 위치부터 다시 확인해볼까요?" 하시는데 좀 민망하더라고요. 그래도 기초부터 꼼꼼히 짚어주셔서 좋았습니다. 집 앞 이면도로에서 30분 정도 핸들 감각 익히고, 속도 내는 연습을 했습니다. 차가 너무 많지 않은 왕복 4차선 도로로 나가서 직진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차선을 계속 밟고 나가서 선생님이 "선 밟으면 안 돼요, 조금만 더 오른쪽으로 붙어볼까요?" 하고 계속 지도해주셨습니다. 사이드미러 보는 습관도 이때부터 들였습니다.

둘째 날은 좀 더 큰 도로로 나갔습니다. 좌회전, 우회전이 제일 어려웠습니다. 특히 좌회전할 때 신호 타이밍을 도저히 못 잡겠더라고요. 맞은편에서 오는 차들을 보면 그냥 얼어버렸습니다. 선생님이 "맞은편 차가 멈추면 바로 출발하세요, 핸들은 미리 살짝 틀어놓는다고 생각하고요"라고 명확하게 알려주셔서 그 말씀대로 하니 훨씬 나았습니다. 이날은 마트 지하 주차장으로 가서 주차 연습도 시작했습니다. 평소 제가 자주 가는 마트였는데, 주차 칸이 좁아서 항상 남편이 주차해줬거든요.
후진 주차가 진짜 안 됐습니다 ㅠㅠ 주차 칸에 제대로 못 들어가서 3번이나 다시 빼고 들어갔습니다. 선생님이 "사이드미러에 옆 칸 흰 선이 어디쯤 보이면 핸들 꺾으세요" 하고 시범을 보여주시고 설명해주셨는데, 4번째쯤 되니 어렴풋이 감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그 감을 익히는 것이 정말 중요하더라고요.
셋째 날은 좀 더 복잡한 시내 주행을 했습니다. 차선 변경이 무서웠는데, 선생님이 "왼쪽 깜빡이 켜고, 고개 돌려서 확인, 그리고 부드럽게 들어가요"라고 계속 옆에서 말씀해주셨습니다. 특히 사각지대 확인을 강조하셨는데 그게 정말 중요하더라고요. 한번은 옆 차선 차랑 너무 가까이 붙어서 변경하려다가 선생님이 브레이크를 살짝 밟아주신 적도 있었습니다. 그때 정말 심장이 쿵 내려앉았습니다. 강남역 근처를 지나가는데 차도 많고 오토바이도 많아서 긴장 백배였습니다. 하지만 선생님이 차분하게 운전 리듬을 가르쳐주셔서 조금씩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날은 제가 평소 가고 싶었던 북악스카이웨이 드라이브 코스 중 일부를 경험했습니다. 물론 제가 직접 운전한 건 아니었지만, 경치 좋은 곳을 선생님 차로 따라가면서 운전하는 기분을 간접적으로 느꼈습니다. 그리고 제가 가장 자주 가는 동네 카페에 차를 몰고 가서 직접 주차까지 해보는 걸 목표로 했습니다. 카페 주변 길은 차도 많고 주차 공간도 협소해서 늘 걱정이었거든요. 다행히 평행 주차는 아니었지만, 좁은 골목에서 후진으로 일자 주차를 성공했습니다! 선생님이 "이제 김**님은 혼자서도 충분히 운전할 수 있습니다!" 하고 칭찬해주셔서 뿌듯했습니다. 그동안 연습했던 모든 게 머릿속에서 정리되는 기분이었습니다.
연수 끝나고 이틀 뒤에 용기를 내서 제 차를 끌고 동네 카페에 혼자 가봤습니다. 조마조마했지만 무사히 운전해서 도착했고, 연습했던 대로 주차도 한 번에 성공했습니다. 너무 뿌듯해서 바로 친구들한테 사진 찍어 보냈습니다 ㅋㅋ 이제는 마트 장보러 가는 것도, 친구들 만나러 가는 것도 제 차를 이용하게 됐습니다. 이젠 더 이상 남편에게 "데려다줘"라는 말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 가장 기쁩니다. 운전을 시작하고 나니 세상이 더 넓어진 기분입니다. 비 오는 날에도 걱정 없이 운전할 수 있게 됐습니다.
서울 초보운전연수 10시간 비용 38만원. 처음엔 좀 망설였지만 지금 생각하면 진짜 후회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이 가격으로 얻은 운전 자신감과 자유로움은 그 이상입니다. 혹시 저처럼 면허는 있지만 운전이 무서워서 망설이는 분들이 있다면 꼭 받아보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특히 이선생님은 정말 친절하고 차분하셔서 저 같은 초보에게는 최고였습니다. 내돈내산 솔직 후기이고,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운전은 하면 할수록 느는 게 진짜 신기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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